여행 수필 - 중국 상하이
중국에 대한 이유 없는 두려움이 있었다. 주변 지인들이 중국을 다녀왔다고 하면 나는 "어땠어?"라는 질문을 함과 동시에 "별로였어."라는 대답을 기대하곤 한다.
해외여행이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께서 중국 여행을 다녀오시고 내게 "정말 별로더라."라고 말을 전해 들은 이후, 중국은 내 여행 후보지에 언급된 적이 없었다.
"매번 싫다고 하면 해야 할 때에 어떻게 할 거야?"
마침 친구가 중국에 있었기에, 중국어를 하나도 못하는 나도 가서 어려움은 없겠다는 단순한 결심이 서게 됐다.
(자기가 있을 때 아니면 내가 언제 중국을 오겠냐며 닦달했기 때문에 가게 된 이유도 있다.)
신천지에 도착했을 때에는 세련된 도시라고 느껴졌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숨어있었고, 독특한 건물에 스타벅스와 같은 프랜차이즈가 자리 잡고 있었다.
유명한 브랜드와 프랜차이즈는 이미 신천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조금만 자리를 옮겨 예원으로 향했을 때에는 시간 여행을 한 듯했다.
중국의 옛 모습을 반추하는 듯한 정원과 연못이 고등학생이 중국사를 암기하듯 내가 우물쭈물 기억해내려고 하게 만들었다.
"시간 여행을 해야겠어."
차를 마시면서 더 감상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또 자리를 옮겼다.
예원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불빛을 눈으로 모두 담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와이탄에서 만난 고층 빌딩들의 화려한 조명이 감탄의 기억을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버렸다. 과거로 돌아간 줄 알았던 시간은 다시 현재로 돌아왔다.
상해는 전통을 고수하는 도시인지 현대를 대표하는 도시인지 분간이 안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도시라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빨리 발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더 빨리 흐르고 있었다.
나는 항상 목표를 빠르게 이루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흘러갔다.
이제 와서 나는 예전의 내 모습이 그리워졌고, 다시 나의 옛날을 보고 싶어 졌다.
"나를 보여주는 장소에 여행을 가고 싶어. 그러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겠지."
나를 돌아보게 한 중국에, 보다 가까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