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flix Original Movie : 허니문은 아버지와 함께
이 영화를 보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단 하나, 내 최애 미드 굿플레이스의 크리스틴 벨이 나오기 때문에!
그리고 썸네일에 보이는 단 두 문장의 스토리 전개만 보아도 이건 킬링 타임용 그 이상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
평소에 킬링 타임용 영화로부터 많은 생각을 해보는 것이 취미라 영화에 대해 전혀 기대도 안했다.
사실 제목과 저 두 문장만 보면, 보통 사람들이 예상하는 전개. 정확하다.
어릴 때 딸을 두고 사업을 위해 떠난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미워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일에 모든 전념을 다하는 딸. 그 둘의 케미를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오히려 나오는 조연들이 재미있다.
왼쪽의 게이 커플과 오른쪽의 흑인 커플이 설렁탕의 후추처럼 적당히 간을 맞춰줬다.
사실 이 영화를 다 보고나서 가족과 휴식이라는 키워드를 엮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내 말의 요지는 이렇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지극히 극단적이지만 (딸을 버린 아버지와 결혼식 하는 내내 일하는 딸),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조금 정도를 낮추면 충분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출근과 퇴근, 그리고 개인적인 용무를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가족과 드문해지고 있는 건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느끼고 있을 것이다. 특히 가족과 떨어져서 살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매일 같이 '쉬고 싶다', '귀찮다'와 같은 말을 입밖으로 내뱉으면서, 우리는 그래도 내가 맡은 일은 잘 해야지하며 해내고 있다.
뭐 직장이든, 연애든, 심지어 학업이든 사람들은 저마다 무언가에 몰입하면서 두 가지를 잃기 시작한다. 하나는 가족이고 다른 하나는 휴식이다.
극 중 아버지는 사업에 집중하다 딸을 저버렸고, 딸 또한 남자친구에게서 버려졌다. 영화다보니 극단적이지만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에 몰입하다보니, 누군가를 잃고 있다.
물론 그 잃은 사람이 가족이든, 친구든, 심지어 연인이든. 슬프지만 현실이다.
또 우리는 휴식을 잃고 있다. 쉬고 싶다고 말하면서 정작 가만히 쉬는건 못하고, 유튜브를 보든 책을 읽든 무언가 하면서 쉬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그것이 다른 의미의 쉼을 주겠지만 정말 '쉰다'는 말과 일맥상통할지는 모르겠다.
영화는 역시나 영화답게 아름다운 마무리로 끝난다.
다시 한 번 돌아보자. 우리는 누군가를 잃고 있지는 않은가? 또, 정말 잘 쉬고 있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