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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sik May 19. 2019

천사와 악마 사이, 루시퍼

Netflix Original : 루시퍼 Lucifer

출처 : Netflix 캡처


처음에는 루시퍼Lucifer 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시작하지 않았다. FOX사에서 시작한 작품.

하지만 점점 떨어져 가는 인기와 시청률에 FOX는 시즌3을 마지막으로 캔슬했다.


하지만 수많은 젊은 팬들의 #saveLucifer 덕분이었을까. 넷플릭스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시즌4를 준비했다.

해쉬태그처럼 루시퍼Lucifer 는 넷플릭스에서 다시 살아났다.


출처 : IMDB


성경 속 루시퍼

기본적인 내용은 루시퍼(대악마이자 신의 아들)가 지옥을 다스리다가 지상으로 놀러 와 클로이(형사이자 루시퍼의 짝사랑 상대)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옴니버스물이다.


그런데 성경 속 창세기 1장 천지창조 이야기를 알고 있으면 이 작품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고등학교 때 미션 스쿨을 졸업한 나로서도 물론 성경을 다 읽어본 적도 없고 창세기 편은 드문드문 기억한다.

그래도 재미는 있더라.


어쨌든 주인공이 루시퍼이기에 당연히 성경 소재가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내내 사용된다. 천국과 지옥은 물론 대천사들, 아담과 이브, 그리고 당연히 절대자 신까지.


출처 : IMDB


그래서 극 중 루시퍼는 가끔 악마의 얼굴을 보일 때가 많다. 악마의 힘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고 그러기 때문에 사이다 같은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래도 악마라서 그런지 섹스와 마약, 술 같은 향락에 빠져 사는 것은 당연.


출처 : IMDB


사이드 캐릭터들의 매력은 말도 못 한다. 차례대로 아메나디엘, 린다, 메이즈. 물론 댄과 엘라도 시즌 4개 내내 등장하는 매력 만점 캐릭터들.


서로 간의 사랑과 우정 관계는 참 복잡하지만 보다 보면 이해되는 스토리.


앞에도 말했듯 형사물이고 옴니버스이기에 매번 소위 말하는 나쁜 자들을 처벌하는 것이 루시퍼의 역할인데, 잘 생각해보면 지옥에서의 루시퍼 역할과 지상에서의 역할이 사뭇 다르지 않다.


출처 : 위키백과 '하늘에서 쫓겨난 루치펠-귀스타프 도레'


루시퍼 극본은 도대체 누가?

원래 루시퍼(루치펠)은 신의 아들이자 천사장이었으나, 옥좌를 빼앗기 위해 신에게 대적하게 되고 하늘에서 추방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러한 사실도 완벽한 진실은 아니다. 종교마다 그 내용도 다르고 또한 성경 원문 어디에도 루시퍼라는 말은 없기 때문.


그렇다면, 이렇게 사용되는 루시퍼의 이야기는 순전히 드라마 작가진이 뚝딱 만들어낸 이야기인가? 그것은 아니다.


출처 : dccomics.com 


원래 미드 루시퍼는 DC코믹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실사 드라마다. 원작에서는 지옥을 다스리는 천사인 루시퍼가 지상으로 돌아와 LA에서 클럽 LUX를 운영하며 피아노를 즐기는 것으로 나온다.


이러한 설정만 가져와서 미드로 작품화시킨 것일 뿐. 원작의 내용을 따라가지는 않는다.


출처 : action-figure-distrct.de


영화 콘스탄틴을 기억한다면 루시퍼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텐데. 콘스탄틴도 DC코믹스 원작이기에 위의 루시퍼가 바로 원작 루시퍼와 가장 근접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출처 : IMDB


전지전능한 신의 계획은 진짜일까?

다시 넷플릭스의 루시퍼로 돌아와 보자.

넷플릭스 루시퍼는 나쁜자를 처벌하는 데에 열광한다. 그렇다면 만약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그가 존재하고 있다면 어떨까.


선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악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루시퍼는 극 중에서 이런 대사를 내뱉는다.

'모든 것은 아버지가 계획한 대로야.'


일반적인 루시퍼 전설 속에서도 유일하게 신에게 대적한 천사는 루시퍼이며, 지옥을 다스리라는 신의 명을 거역하고 지상으로 올라온 악마도 루시퍼이다.


법과 절차를 따르는 경찰이라는 조직에서 몸담으면서 자신이 생각한 나쁜자들을 처벌하는 일을 우발적이고 독단적으로 해결하는 사람도 루시퍼다.


이런 루시퍼가 하는 모든 행동이 정말 극 중 내뱉는 '아버지(신)의 계획'일까?


출처 : IMDB


본 작품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계획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루시퍼가 클로이로 인해 약해지는 이유를 아버지 탓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클로이 탄생을 하느님이 축복해주었기 때문.


하지만 클로이를 만나게 된 것은 그의 계획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


이외에도 아메나디엘이 날개를 잃은 이유, 카인과 이브의 등장에 대한 아버지의 심판 등은 아무도 계획이다 아니다를 가릴 수 없도록 설정되어있다.


상담사인 린다가 말한 '자신의 행동은 곧 자신의 책임이자 자신에 대한 변화', 즉 자유의지에 대해서 시즌을 달리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출처 : IMDB


자유의지와 책임, 그리고 악마

클로이는 루시퍼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마치 넷플릭스가 죽어가는 미드 루시퍼를 살린 것처럼.


작품에서 말하는 자유의지는 루시퍼가 이러한 클로이의 노력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남에게 믿음을 못 준 것도 자신이며, 모든 행동들을 이행한 것도 자신이며,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계획하지 않은 것도 자신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떠한 누군가의 계획도 아니다. (내가 알기론)

그렇다면 모두는 자신의 자유의지를 발현하는 만큼의 책임을 가져야 하고 결과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루시퍼는 정말 책임감도 없는 이기적인 사람이야.'

라고 말하는 극 중 댄의 대사는 어떻게 보면, 아주 모순적이다. 시즌1에서 본인도 책임감 없이 이기적인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런 대사를 뱉는 장면을 통해 작가는 말하고 싶어 한다.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자유의지를 가진 우리가 어떻게 행동한지에 대해 책임을 지고 수용할 뿐.


그렇기에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 위에 있을 수도 없다.

이외에도 TMI라 언급하지 못했지만 굉장히 진보적인 설정이 많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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