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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마을 Aug 08. 2024

뉴저지 해안 도로 자전거 라이드

뉴저지 해안을 따라 왕복 64마일 자전거 라이드를 다녀왔다. Sandy Hook에서 출발해 Point Pleasant를 찍고 돌아왔는데 여기는 시간이 허락하고 체력만 뒷받침이 된다면 그 두배 이상의, 그러니까 200~300km 이상 바다를 보며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해안도로다. 


100% 로드만 달리게 되어 있어서 그래블 자전거와 그래블 휠셋만 있는 내 입장에서 자주 가게 되는 곳은 아니지만 아무 생각 없이 5~6시간 이상 도로 위에서 땀을 쏟아내고 싶을 때면 여기만한 선택지가 없다.


'갈고리 모래톱'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Sandy Hook 에서 출발해서 '긴 가지 해변' 이라고 번역되는 Long Branch Beach를 따라 달리는 코스. 
이 지역은 긴 나뭇가지 모양의 섬이 방파제처럼 감싸고 있는 뉴저지 동부 해안의 백미다.


원래 계획은 샌디훅에서 해 뜨는걸 보고 나서 라이딩을 시작하는 거였는데 일찍 일어나고도 밍기적 거리다 도착 시간 기준 일출보다 30분 늦었다. 일어나기는 3시반에 일어났으나.. 느긋하게 아침 챙겨 먹고, 짐 챙기고 하다 막상 집에서 출발한건 5시. 목적지에 도착하고 보니 6시 10분이었다. 해는 이미 5시 40분에 뜨고 난 뒤. 수평선에 구름이 끼어 있어서 멋진 일출은 어차피 못봤겠지만 해 뜨기 직전 붉게 물든 하늘은 최소한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나는 아침 일찍 자전거를 끌고 나와서 운동하는걸 좋아한다. 일찍 운동을 마치고 오후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새벽 같이 나가서 운동을 하다 보면 똑같이 일찍 나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마주칠 수 있기 때문에 유독 아침 운동을 좋아한다. 


물론 백사장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해가 뜨자마자 짐을 챙겨 일찍 나오는 사람들이 없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아침 6시~7시 사이에는 대부분 운동을 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다. 자전거를 타든, 달리기를 하든, 가볍게 걷든, 서핑을 하든 상관없이 그렇게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발산하는 건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찬 그 장소의 분위기가 좋다. 서로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교차하는 사람들끼리 살짝 손을 들어 인사하고 격려하면서 그들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다. 




요즘 스트레스가 많아 이를 풀어주기 위해 계획한 라이드였는데.. 내 예상보다 더 힘들었다. 이유는 새로 장착한 타이어 때문이었는데 지나치게 그래블 트레일에 최적화 되어 있는 타이어다 보니 일반 로드에서는 힘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뻘에서 달리는 느낌을 받으며 달렸다. 예전 타이어로 같은 구간을 달렸던 기록을 찾아보니 완주 기록에서 거의 30분가량 차이가 나던데 단순한 느낌은 아니었던 것. 


어쨌든 라이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타는 동안에는 다른 생각이 안 들 정도로 힘들었던 만큼 지금의 내게 딱 필요했던 수준의 라이드였던 것 같다. 라이드 마치고 샌디훅 해변에서 사먹은 게살 햄버거도 맛있었고.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미국에 와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여긴 정말 자전거의 천국이다. 그것도 그래블 자전거 한대면 정말 많은 곳들을 다닐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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