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훈련일지)

ITF 번외편 - 어느덧 절기가 바뀌었다.

by Aner병문

이틀간 술 잘 마시고, 아침에 일어나 옥상도장에서 출근 전 훈련을 하는데 그새 목덜미가 썬득하다. 원효 틀까지만 해도 땀범벅이던 몸이, 유급자 틀 끝에서 두번째인지 화랑 틀에서야 겨우 땀이 빼쪽 솟으며 풀렸다. 햇볕은 여전히 따갑지만, 그늘로 숨어들면 차가운 바람이 벌써 바뀐 절기를 알려주는 듯하다. 아내는 오늘 교회에서 밥을 해야 해서 아이와 함께 일찍 나갔다. 나는 출근 전 남은 훈련을 마치고, 묵혀둔 아이의 빨래를 오래 하고 집안 정리를 대충 하고 나왔다. 젊었을 적, 공권유술의 창시자이신 강준 총재님의 지도를 하루 받는 영광을 가졌는데, 훗날 그 분은 여러 TV 프로그램에도 나오셨으며, 특히 그 유명한 '싸움의 기술' 의 자문을 맡기도 하셨더랬다. 싸움의 기술 에서 배우 재희가 열연한 병태는 강해지기 위하여 매일매일 손빨래를 하는데, 그 때 백윤식 배우께서는 강준 총재의 자문을 그대로 빌려 '꼭꼭 쥐어짜, 등근육을 써서 쥐어짜란 말이야.' 라고 잔소리를 한다. 손빨래는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는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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