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과 나란히 퇴근하였다.
아내가 경주와 포항 토박이듯이, 포항과 부산에서 오래 계신 아버님은 외손녀가 어린이집에 간 다음, 딸인 아내에게 병원에 오고가는 법을 알려달라셨다. 젊었을때는 유도 초단도 받으셨고, 풍채도 좋으셨던 아버님은 최근에 뱃속 일부를 들어내고, 남은 장기를 서로 잇는 대수술을 받으셨다. 아버님을 간병하다 어머님의 중병이 연이어 발견되었으니 세상사 어찌 이런가 싶다. 아버님은 어머님 계신곳에 가능한 가까이 계시고 싶다며 아내를 먼저 돌려보내고, 오래 앉아 있다 오셨다고 했다. 오늘도 가시고, 내일도 가시겠다는데 살이 십오킬로그램이나 줄어 허벅지도 앙상하신 아버님이 혼자 오고가시는 일이 염려스러웠다. 아내도 첫날인 어제는 내게 연락하여 아버님 오시는 시간이 엇비슷할터이니 모시고 오라 일렀다. 퇴근길 붐비는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가며 이십여년 터울의 장서는 묵묵히 돌아왔다. 아버님은 부부 간의 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금처럼만 살아주길 당부한다며 나지막히 말씀하시었다. 처남 형님이 고맙다 전화하시어, 사위도 아들 아니간디요, 한마디 겨우 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