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맛있는 삶.

by Aner병문

이유 있는 주먹은 맞을 수 있다. 상대의 손발이 합리적으로 움직여 내 회피나 방어가 의미없을 때 나는 기꺼이 달아오른 몸으로 상대의 공격을 받는다. 그러므로 글과 말도 맛이 있어야 기꺼이 읽는다. 쓰여진 글은 의미가 있어야 하고, 다시 입에 올려 말로 퍼질 때 표현이 단조로워 그 말이 그 말인듯 지루하게 질척거리거나, 또 지나치게 복잡해서 오래 우물거려 알아듣기 어려워도 안된다. 명확한 뜻을 곧게 두고, 멀리 돌아가는 말들을 양념하듯 살살 뿌려 읽을 때마다 혀에도 착착 감겨 기꺼이 몸과 마음에 번지는 글은 하루종일 사람을 취하게 만든다. 글은 늘 턱에 맞는 주먹처럼 선명해야 한다. 또한 늘 그리운 이를 보듯 아득히 오래 아름다워야 한다. 즐거운 술을 마시고 싶다. 그래야 삶이 맛있어진다. 화나거나 슬픈 술은 멀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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