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훈련일지)

ITF 980일차 - 승단 심사를 3일 남기고!

by Aner병문

어제 새벽차로 올라와 부족한 잠에 눈 비벼가며 2시간 훈련을 하고, 수면유도제 한 알 깨물어먹고 열두 시간 정도 잔 뒤에 다시 회사 출근 후 도장으로 왔다. 그나마 담담했었던 마음이 막상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일상을 시작하게 되자, 마치 와인에 곁들인 치즈 깎듯이 누군가 내 마음을 붙잡고 칼로 서걱서걱 베어내는 듯한 기분이라 도통 일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지쳤고 우울했다. 겨우 도장으로 가서 실컷 땀을 뺐다. 흰 띠 사제사매들이 많았고 날이 추워서 몸에 땀을 내기 위해 발로 8자를 그리는 연습을 하거나, 두 손을 뒤로 돌려 상체를 받친 채 앉아서 앞차부수기, 돌려차기, 옆차찌르기를 연달아 연습했더니, 몸에 힘이 쭉 빠져서 후들거렸다. 그동안 연습량이 부족해서 살이 많이 찌고 근력이 부족해져서 확실히 몸이 무거워졌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몸에 힘이 부족하니 당연히 제대로 잘 설 수가 없었고, 잘 서지 못하니 찌르기건 차기건 올바로 기술이 나오지 않았다. 역시 올바로 숨 쉬고 서고 걸어야만 비로소 무공도 가능한 법이다. 승단심사가 3일 남았는데 여러모로 걱정이었다. 인천의 화백 사범님도 먼 길을 찾아와 승단 심사 준비를 하셨고, 밥 잘하는 유진이도 늦게 퇴근하여 연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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