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너가 한 말이 오래 남았는가보다.

by Aner병문

결혼하며 우울을 버렸다는 너의 말을, 왼쪽 눈썹처럼.비틀어올린 너의 입끝을, 거품이 남은 채 탁자 위로 가볍게 부딪던 너의 잔 아래를, 나는 오래토록 곱씹고 있다. 나는 배포가 큰 사람이 아니라 그냥 홀하게 대함받아도 무감한 사람이 아닌가, 무심코 생각하게 되었다. 아내는 아직 남쪽에서 늦은 밤마다 전화를 걸어온다. 소은이는 잠들었어예 하며 말 앞을 여는 아내가 안쓰럽다. 빈 집이 슬퍼서 어서 올라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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