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ITF 1003일차 ㅡ 늦은 시간 잠깐이라도 과제하기!

by Aner병문

권투 좀 좋아하고 무공 좀 한다 하는 이들은 이번 탱크 와 플래시 의 대결을 모두 눈여겨 보았을 터이다. 경량급의 타이슨이라고까지 불리는 저본타 데이빗스와 빠른 아웃복싱의 강자 라이언 가르씨아 간 성사된 대결은, 세계적으로 상위권 젊은 선수들의 경연이기도 했으나, 힘이냐 속도냐ㅡ라는 오랜 논쟁의 대결이기도 했으므로 사람들의 귀추가 주목되었다. 세계 최고의 창 파퀴아오와 최강의 방패 메이웨더와의 경기와도 비슷한 맥락이었을 터이다.


결론은, 그렇게 술 좋아하고 난폭하고 개망나니에 사생활 난잡해서, 사는 꼴까지 타이슨 닮아가면 어쩌냐는 비아냥 듣던 저본타 데이빗스가 그렇게 완성도 높은 복싱을 할 줄 몰랐다. 그건 정말 투박하고 뚝심 있는 권투가 아니라 철저히 훈련하여 상대에게 맞춤화되고 규격화된 복싱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단 한 명의 가장 완성된 권투선수를 고르랑면 그 유명한 이노우에 나오야 를 꼽았다. 아마츄어 출신 아버지에게 자택 거실에서 기본 원투 치기부터 아득하게 반복하며 배워왔다는 이노우에 나오야 는 그야말로 권투계의 손흥민 선수이며, 설사 문외한이 보더라도 그의 원투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완벽하다. 비록 저본타의 움직임이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갈고리처럼 휘어들어오는 왼손 훅과 빠른 앞발로 질풍처럼 거리를 먹고 들어오는 플래시 가르시아를, 그는 이미 예상한듯 능숙한 방향전환과 기민한 위빙, 더킹으로 모두 회피하고 카운터를 꽂았다. 이미 2회전 때부터 복부를 때려맞은 라이언 가르시아의 발은 갈수록 느려졌고, 마침내 7회전 늑골이 출렁이도록 간을 노려꽂은 저본타의 바디샷이 당락을 갈랐다. 힘을 앞세워 한 방만 맞으면 끝이라는 식의 개싸움 막싸움식 하려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거의 예술에 가까운 발놀림과 경기운영에 혼 빠지듯 봤다.



사범님께서는 이번 유단자 수련 후 과제를, 유단자들끼리 만나면 가능한 하단차기까지 넣어 2-3회전씩 연습하라셨다. 다른 연습은 어찌어찌 혼자 해도 맞서기 연습만큼은 사람끼리 부딪혀가며 익히지 않으면 성과가 없다. 헤비백이나 섀도우 독련도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늦은 퇴근을 끝내고 도장을 쓱 가보니, 콜라 부사범과 밥 잘하는 유진이가 있었다. 돈 받고 남의 밥 해주느라 늘 바쁜 밥 잘하는 유진이에게 유신 틀 초반부 알려주고, 둘이 한 삼십분 보호장비 차고 허벅지 정강이 부딪혀가며 신나게 붙었다. 그래, 이거지, 이거야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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