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ITF 번외편 ㅡ 틀 과 보 맞서기 연습!

by Aner병문

맞서기 연습이 가장 실전에 근접하며, 경기를 위해 기술의 숙련도와 횟수를 높이는 일이라면, 다른 무공의 품새, 투로, 카타 등에 해당하는 ITF 틀의 연습은 어떤 목적이 있을까? 젊었을 때는 가장 효율적으로 상대를 쓰러뜨리는 기술에만 골몰하여 혼자 연습하는 틀이나 투로 연무를 등한시 했던 경험도 깊었다. 태권도를 십 년 가까이 연습한 뒤에야 태권도다운 움직임과 그에 맞는 몸을 만드는 일이 곧 틀의 방법임을 알았다. 최근에는 하나 더 깨닫게 되었는데, 틀이나 품새, 카타, 투로 연무는 그 무공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만약 글러브와 레거스를 차고 스파링을 한다면, 어떤 무공을 익혔든 공방은 비슷하게 나올 것이다. 사람 움직임에는 한계가 있으며, 글러브와 레거스가 그 한계를 더한다. 이러한 장비를 차고 경기하는 규칙으로는 킥복싱이나 무에타이 등이 가장 적합하다. 오랫동안 이러한 장비를 써왔고, 이러한 경기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러 번 인용했듯, 규칙과 장비가 경기의 창의성을 제한한다는 도올 선생의 의견은 일견 옳으며, 그러므로 어떤 무공의 정체성이란 결국, 그 틀이나 품새 등에 녹아 있다. 유도는 불시에 업어치며, 합기유술은 얽어매어 넘어뜨리고, 태권도와 가라테는 치고 차며, 당랑권은 찌르고 뚫는다.


그러므로 나는 더이상 틀 연무가 허투루 춤처럼 허망한 움직임이라 말하지 않는다. 한 동작씩 정성을 다하면 온몸이 저리도록 훌륭히 수행할수 있다. 태권도의 요체는 틀에 있다. 어머니.아버지께서 잠시 손녀를 봐주시는 사이 옥상도장에서 오랜만에 후딱 훈련했다. 다만 어머니께서 빨랫줄을 하도 많이 걸어놓으시어 이 무슨 이연걸의.용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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