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ITF 번외편 : 기초 基礎 ㅡ 평생 다듬어야.하는 것.

by Aner병문

아무 것도 없는 벌판의 흙을 갈고, 잔돌을 골라내어 터를 잡고, 건물을 버틸 주춧돌을 놓는 작업을 기초 공사라 한다. 내 듣기로 전통가옥 등은 틈을 서로 내어 나무끼리 끼워 짜맞추고, 주춧돌의 울퉁불퉁한 겉을 따라 기둥을 얹는 그렝이 기법을 썼다 하므로 이러한 작업이 더욱 중했을 터이다.



그래도 발차기가 많이 안정적으로 되었으므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더 연습했다. 어제 손발에 모래주머니 차고 기본 동작들 연습하며 용을 썼더니 도복이 땀에 절고, 온몸이 은근히 무거웠으며, 평소와 달리 잠이 잘 왔다. 그래도 소은이는 한 시나 세 시쯤 두어 번 꼭 깨어서 아빠, 아빠랑 같이 잘래요, 하며 옆에 눕는다. 근데 너 자꾸 뱅뱅 돌며 아빠 턱을 차잖냐…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 주먹 연습 및 발차기 연습을 하고, 최영, 유신, 삼일, 고당, 가장 어려운 틀 연습을 마쳤다. 그래도 사십 분이 꼬박 걸렸다. 권투의 주먹이 잽, 스트레이트, 엇퍼, 훅, 하나 더 해서 스매시 있다 해도 그 기본에서 모든 기술이 완성되듯, 태권도 역시 앞차부수기, 돌려차기, 옆차찌르기, 뒷차찌르기, 사방의 모든 기본 발차기가 이로부터 완성된다. 끊임없이 틀의 연무와 독련 獨練을 통해 이러한 발차기, 손기술을 올바로 쓸 수 있도록 태권도에 맞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백날천날 해봐야 720도 회전이니, 토네이도니 현란한 발차기를 할 수 있을리 없다. 기초없이 무작스럽게 몸을 학대하고, 쓸데없이 술에 절어 공부했던 지난 청춘이 괜히 또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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