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세상은 갈수록
개별적으로 고립되지만, 또한 역으로 서로 이어지고픈 욕망도 부정할수 없을터이다. 카카오톡이 업데이트되면서 새로 나온 펑 기능은 24시간 내로 금방 없어지는 짧은 시간 동안 사진을 올릴수 있다. 기억되고 싶되 오래토록은 싫은가보다. 하기사 사진 한 장 보는 일이 무어 오래 걸리랴. 갈수록 세상은 빨라지고 짧아지고 자주 바뀐다. 비끄러매어 붙잡을 무언가가 없다. 사람들은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보고 스트리밍 사이트를 구독하고 혼밥과 혼술을 배달시켜먹으면서도 또한 한편으로는 짧고 화려한 사치를 자랑하고 싶어하고 영원한 사랑을 찾아 헤매인다.
너는 내게 과연 불혹인가 보다며 웃었다. 너와 안지 이십년이 다 되어서야 나는 조금씩 집착을 놓고 여유로워질 수 있다. 전적으로 어느 때나 내 편인 처자식이 있기 때문이다. 강해지고 싶어 어떤 무공이든 조물거렸고, 명석해지고 싶어 닥치는대로 읽었으며, 사랑받고 싶어서 누구든지 개처럼 달려들었고, 그래도 미움받고 싶지 않아서 믿음을 가졌다. 어느 데고 마음을 주지 못했을때 나는 보들레르처럼 술로 도망갔다. 술은 내 머리와 손발과 마음과 삶을 한번에 꿰어 적시었다. 아슬아슬한 선에서 나는 겨우 사람 꼴을 갖출만하게 돌아왔다. 너는 그러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 했다. 지금 그러한 시간이었다면 언니와 소은이는 불쌍해 어떡하냐 했다. 나는 그래도 떠나간 옛 인연, 상처준 옛 벗들에게 미안했다. 너는 전 선생님,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관계는 없어, 영원한 관계도 없어, 나도 지나가버릴지도 모를 사람이야, 했다. 역시 똑똑한 너였다.
세상에 홀로 혼자를 감당키도 어렵지만, 늘 누군가를 곁에 두기도 어렵다. 어쨌든 한번에 강해지는 법은 없어서 누구든 도복을 피땀으로 절여 연습한다. 누구든 책장이 너덜거리도록 읽고 공부한다. 내 마음대로만 편한대로 쏙쏙 빼먹을 수 있는 관계는 어데도 없다고 배웠다. 남은 벗들이나 잘 유지할 일이다. 나에겐 이 세상이 너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