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사는이야기)

손문 선생에 관한 글을 읽는 중

by Aner병문

동아시아의 맹주로 군림했던 만주족의 청나라 왕조였지만, 산업혁명을 겪은 외세의 제국주의에는 당해낼 겨를이 없었다. 굽시니스트 김선웅 선생은 '무력한 대국의 뱃살이 흘러내린다.' 라고까지 표현하였다. 홍수전의 태평천국이 개신교 사상을 앞세워 인민들의 천국을 만들려고 하였고, 그 이후의 담사동, 엄복, 강유위 등의 변법 개량학파들이 많은 변화를 꾀하였지만, 그들 역시 물밀듯 들어오는 외세에 대해 자의적이고 감정적인 해석만을 가지고 있을 뿐, 체계적인 변화의 전략을 꾀하지는 못하였다. 국부로까지 불리는 중산 손문- 흔히들 쑨원 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손문 선생은 뛰어난 정치가이자 엄밀한 학자였고, 출중한 전략가이자 혁명가이기도 했다. 그는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았고, 감정적이거나 급하지도 않았으며, 차근차근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세웠다. 손문 선생은 다른 민족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민족이 우리 민족을 지배하는 일을 배척하는 것이다 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으며, 민족이라는 개념으로 근대 중국을 뭉치게 하고, 체계적인 산업 발전, 신학문의 고양 등으로 단계별로 나라를 독립시키고 발전시킬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 있어서 그는 여러 방향으로 갈라진 혁명파들을 하나로 규합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사리지 않고, 외세와 내전으로 분탕질되어가는 중국과 대만을 오가며 거듭된 회의로 각 파의 수장들을 설득했고, 그럼에도 무장봉기 또한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 이택후 선생이 그려내는 손문 선생은 먹물만 먹은 단순한 인텔리겐차도 아니고, 그렇다고 과격하고 감상적인 테러리스트도 아니었다. 그는 학문과 이론과 정치와 전략과 전투를 모두 구분짓고 아우를 줄 아는 대장부처럼 보인다. 사내대장부가 천하를 뒤흔든다는 것은 이런것이 아닐까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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