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원(Taekwondo- ONE) 챔피언쉽 4.5- 거창의 이야기!
0. 거창까지 가는 길
거창한 거창이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거창은, 6만명 정도의 군민이 있는 도시이며, 근처 합천, 함양 등과 더하여도 규모가 적지 않은 곳이다. 흔히 지역 발전의 증거라고 하는 버거킹, 써브웨이뿐 아니라, 롯데씨네마,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도 있고, 온천지대에 가야산, 덕유산 국립공원 등이 넓게 위치해 있는 등, 주말에는 숙박업소를 필히 예약하지 않으면 안된다고도 한다. 일교차가 심하여 사과와 딸기, 한우 등이 예전부터 유명한 곳임은 알았는데, 신호등도 없는 회전교차로가 그렇게 많은 줄은, 이번에 심야버스로 내려가보고 알았다. 슬슬 콧날을 베어가는 듯한 바람이 몰아치는 새벽 2시, 늦은 버스로 내려오는 가족이며 지인들을 마중오느라 뜨문뜨문 보이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황강 주변 거리는 불빛도 거의 없이 어두웠는데, 아니, 심지어 신호등조차 없어...(...) 솔직히 새벽이라 신호등 꺼두었나 싶었지만 밝은 날에도 여전히 신호등은 감감무소식이었고, 나중에 나를 태우러온 아내와 함께 움직여봐도 회전 교차로만 수없이 있었다. 인근 까페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약 1년 전부터 갑자기 많은 신호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고 회전 교차로가 늘어났다고 하는데, 지방에서 나고 자란 아내 말로는, 차라리 전체적인 교통량이 많지 않고, 특정 시간대에만 붐비는 곳이라면 회전교차로가 훨씬 나을 수도 있다고 한다. 여하튼 없던 물건은 신호등뿐 아니라, 내가 잘 곳도 없어...(...) 대회에 약 국내외 200명의 선수가 출전했고, 그 중 거창도장을 비롯한 인근 사람들도 있을테니 우리 부부 잘 방 없겠어 싶은 생각이 실수였다. 없겠어 가 아니고 없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 선수들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 중국 등 외국 선수들도 적지 않게 출전해서 인근 숙소가 모두 동이 났다고...(...) 게다가 평소에도 온천이나 국립공원을 즐기기 위해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라니, 다행히도 다음날은 거창 토박이시기도 한 거창 사범님이 바로 방을 구해주셔서 아내와 편히 쉴 수 있었지만, 나 홀로 새벽 두시에 떨어진 거창. 과연 이 아저씨는 어디에서 잤을까요? 정답은 나중에 댓글에...ㅋㅋㅋ
1. 대회의 이모저모.
대회에는 항상 일이 생긴다. 우리 나라에서나 북한(에서 만들어지고, 북한에서 주로 하는) 태권도 라는 잘못된 선입견 때문에 우리 나라 단체만 아직 성장 중인 규모지, 세계에서는 ITF의 인지도가 높으며 나라에 따라 국기원 태권도는 올림픽에서나 볼뿐, 생활체육이나 군대-경찰 필수 기예로 ITF를 지정해둔 곳도 드물지 않다. 그러므로 세계대회 때도 그렇지만 대회에는 항상 여러 변수가 발생하며, 나는 지금껏 사범님을 모시며 선수로 출전할뿐 아니라 필요하면 심판도 보고, 통역도 하고, 잡일도 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내가 별나서가 아니라 태권도는 원래 그렇고, 도복 입은 무공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 이런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다. 태권도교본의 머리말에도 스승과 제자는 금전을 매개로 서로 기술을 주고 받는 관계로 끝나서는 안되며, 작게는 가족 같은 도장의 선후배로서 모범을 보이고, 크게는 사회에 이바지해야 된다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도장에 오는 동기와 목적은 제각기 다르고, 사람들의 생각도 다르니, 개인주의로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고루하게 교본 속 옛 말만 고집하는 듯 보일 수도 있으나 여하튼 내 생각은 그렇다. 도복 입은 사람은, 도복을 입지 않는 사람과 무엇이 달라도 달라야 한다. 대회 시작은 오후 1시부터이지만 아침 8시부터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서산 사범님 정장 입으시고, 대회 매트 깔고 계셔...(...) 매트 설치 및 여러 일을 도와줄 업체가 미처 오지 못했다고 한다. 각 도장의 수장이자, 이사 역할도 겸하시는 사범님들은 정장 입고 업무 보시게 두고, 나와 많은 부사범들이 판 깔고, 현수막 달고, 태극기, 협회기 설치하고 책상 의자 놓아두고 이러다보니 오전 시간 훌쩍 넘고, 날은 추웠어도 대회 시작할때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몸을 풀고 연습했다. 일 끝난 후 직장에서 넘어온 아내 또한 큰 일을 봐야할 거창 사범님 혼자 무슨 서초에서 잘 나가는 여변호사마냥 정장을 우아하게 떨쳐 입으시고, 행사에서 메달이나 꽃다발 전해주는 일명 '꽃순이' 하고 계셔서 깜짝 놀라 본인이 대신 발벗고 나섰다는데, 거창 사범님과 우리 사범님은 역시 나더러 장가 잘갔다며, 제수씨 한번 잘 두었다고 정말 고맙다고 여러번 칭찬해주셨다. 식사도 좋았고, 대회도 예상시간대로 잘 흘러가서, 아내 또한 훨씬 대회의 운영이 안정적이었다고 총평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던 단체 틀과 멀리 뛰어 부수기, 제자리에서 많이 부수기 등의 위력 특기 경기까지 더해서 더욱 좋았다.
2. 본격 개인 역량 평가 시간 - 틀과 맞서기
그럴듯한 메달과 상장을 지급하긴 하고, 분명 귀한 명예지만, 사실 인원수는 그리 많지 않다. 한 씨드 당 서너 명에서 많아야 대여섯명. 아직까지 국내외 대회 규모가 그렇다. 즉 극단적으로 말해서 한번 정도만 이기면 동메달은 기본으로 받아간다는 뜻이다. 따라서 메달이 중요한게 아니라 스스로의 내실이 중요하다. 이번 대회 대진표를 보고, 틀 1회전은 인천 사는 러시아 선수, 맞서기 1회전은 제 나라에서 직접 건너온 우즈베키스탄 선수길래 반농반진으로, 아니 국내에서 태권도 대회 하는데 웬 외제가 이리 몰려드냐고, 성능 떨어지는 국산 발붙일 곳이냐며 있겠냐며, 대진표 누가 짰냐고 낄낄거렸는데, 어랍쇼, 틀 1회전 내 상대 안 나와, 어디 갔는가 싶었더니, 푸틴이 해외 청년들까지 징병하라 그래서 군대 갔대....(...) 맞서기 1회전 때에도 또 상대가 안 나왔는데, 이번에도 입대냐고 했더니, 맞단다(!!). 전선 유지를 위해서 해외에 유학간 학생들도 두 달씩 돌아가며 군대 갔다 온다고...(...) 세계대회 때부터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서로 그다지 썩 감정이 좋지 않아보였었다. 여하튼 어쩌다 국제정세가 내 태권도 대진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나 두 선수 혹시나 전선에나 만나게 된다면 부디 별일 없길 바라고 몸 성히 귀국해서 태권도 대회에서나 열심히 겨루었으면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개인들은 서로 벗하는데 국가 간 전쟁으로 이게 뭔 짓인가 싶다.
여하튼 틀 2회전은, 그 유명한 보은의 작은 사범님과 맞붙게 되었다. 형제 사범님 및 그 사모님이 운영하시는 보은도장은 거창도장과 마찬가지로 보은의 중심 역할을 하며, 형제 사범님들 모두가 출중한 고수실뿐 아니라 수련자들 또한 평균 이상의 무공을 지닌 줄 안다. 게다가 보은에서 영어 교사한다는 미국 사람들도 둘이나 있어..(...) 보은 사범님은 4단 이상 띠를 받으신 분이기 때문에 어렵기로 유명한 문무 틀을 가지고 오셨다. 타짜로 치면 삼팔광땡...(...) 틀 경기는, 상대가 기권하더라도 연습 삼아서 혼자 틀 연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나는 3단 틀의 가장 높은 최영 틀을 했었고, 보은 작은 사범님이랑 정면으로 붙어봐야 최영 틀보다 문무 틀의 난이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설사 최영 틀을 보은 사범님 수준으로 하더라도 이길 도리가 없었다. 더욱 난감한 사실은, 바로 이전에 고려인 비딸리 사범님이 3단 틀의 두번째 틀이자 가장 어려운 유신 틀 68동작을 또 기가 막히게 하셔서 이쯤되면 내가 유신 틀을 한다고 주목도 못 받잖아...(...) 어차피 질 것, 그냥 대회에서 유신 틀 신나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정신없이 했다. 나중에 영상을 보니 긴장해서 나 혼자 2배속 한듯 틀이 너무 빨랐고, 발차기가 힘이 없어 반대돌려차기가 중간에 뚝 떨어지거나, 옆차찌르기의 무릎이 아래로 축 처져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틀을 못해서, 더 동작을 크고, 명확하고, 확실하게 뽑는 연습을 해야겠구나 싶었다.
맞서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운좋게 1회전을 부전승으로 올라간 나와 달리, 내 씨드의 다른 경기는 웬 거구의 장년 흰 띠 수련자와 부산 도장 파란 띠 수련자끼리 붙었는데, 파란 띠 수련자도 분명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흰 띠 수련자의 빠른 돌려차기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나는 처음 보는 분인데, 발차기는 흰 띠 수준이 아니잖아?! 서둘러 심판 보던 콜라 부사범에게 물어보니, 국기원에서 5단 이상을 받으시고 송파도장에서 ITF를 배우시는 중인 (ITF만) 흰 띠 사범님이시란다. 야, 그런 말은 진작 해줬어야지... 게다가 왜 5단 이상 고수가 대회에 흰 띠 매고 나오시는데...사람들이 나 이상하게 볼 거 아니야;;; 아니나다를까? 나는 3분간 수없이 많은 돌려차기를 맞았는데, 뭘 하든 앞발 돌려차기부터 치고 시작한다는 국기원 태권도의 명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항상 첫 수가 앞발 아니면 뒷발 돌려차기로 나온다는 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도저히 피하거나 옆으로 흘려서 공격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매번 왼손으로 돌려차기를 막고 이어서 뒷손으로 안면이나 복부를 치며 거리를 좁히려고 햇는데, 그럼 이 사범님 또 뒤나 옆으로 물러나서 또 돌려차기야...(...) 일단 보법이나 발차기로는 상대가 되지 않으니 가까이 붙어 주먹으로 승부를 보려 했는데, 나보다 훨씬 키가 크고 무거운 사범님이신데다, 가까이에서 내 팔을 겨드랑이로 조이고 옆으로 휙 넘겨버리니 유효타가 나올수가 없었다. 그러다 결국 일이 터졌는데, 또 얼굴로 돌려차기 오겠거니 하고 앞손을 들어막는데, 아뿔싸, 이번에는 복부였어, 거리를 좁히려고 몸을 날리면서 들어가는게 화근이었고, 하필 뒷발로 탄력을 줘서 찬 돌려차기는 그대로 내 명치에 카운터 식으로 작렬했다. 진짜 영상에서도 보일 정도로 뻑! 소리가 나면서, 다리 사이로 힘이 줄줄 빠지는 게 느껴지면서 그대로 앞으로 풀썩 쓰러졌는데, 솔직히 아내가 없엇는데 그냥 기권했을 것 같다. 다시 일어나긴 했는데, 겨우 1라운드가 끝나서 살았다. 그 이후 1분 30초는 도통 배에 힘이 안 들어가서 발차기는 더더욱 엄두도 못내고 가까이 붙어서 무조건 주먹으로만 개싸움하듯이 붙고 붙다가 끝났고 패배했다. 영상을 보니 분투는 했고, 실력 차에 비하면 잘싸운 편이었으나, 평소 도장에서 사제들에게 말하던대로 정작 부사범이 이행하질 못했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이제 곧 내 나이 마흔이니 틀-맞서기 개발 5개년 계획으로, 틀과 맞서기를 좀 더 체계적으로 잘해볼 연습을 잘 터이다. 추후 자세히 쓰겠지만, 운동량을 좀 더 늘리기도 해야하고, 술과 먹는 양도 약간은 조절하지 않으면 안된다. 강해지려면 무엇이든 배우고 흡수해야 한다. 비록 내 체형에 어울리진 않지만, 평생 타격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국기원의 돌려차기부터 확실히 섭렵하고, 깨고 갈 일이다.
3. 여담- 늘 도와주는 아내, 가족에 대한 감사.
만리타국에서 우리 나라로 정착하여 가족끼리 똘똘 뭉쳐 태권도를 하는 이들도 있고, 해외에서 태권도장을 만나 한 가정이 폭 빠져서 태권도를 연습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도 미국 Master Gorino의 도장에서 온 한 가족을 만나 고마웠고, 어느 연로하신 어머님도 7년째 태권도를 하시며 맞서기까지 출전하셨는데, 저런 모습을 볼때마다 우리 가족도 저랬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지울 수 없다. 나 또한 할수 있는데까지 현역으로 남고픈 마음이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소은이 이틀 간 맡아주지 않으셨다면, 대회는 언감생심 시도도 해볼 수 없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소은이는 난생 처음 어미 아비 아예 없는 주말을 맞아 제법 풀죽어 보냈단다. 주일 늦은 밤에 술이 덜 깬 채로 KTX 타고 올라왔는데, 자야될 자정 무렵에 아이는 내 귀에 들리게 선명토록, 저 재운다고 옆에 누운 할아버지에게, 할아부지, 아빠 소리가 들려쪄요! 하더니 벌떡 일어나 온 몸이 근육통인 내게 풀썩 안겼다. 이번 주에 아이는 유독 내게 치대었고, 조금만 서운해도 입술을 빼물며 '엄마, 아빠, 보고 시포쏘...' 하며 동정을 자아내곤 한다. 늘 의젓하게 자라주면서도, 여전히 아기일수밖에 없는 네 살배기 전소은 양, 몸도 마음도 건강해서 고마울 따름이다.
아내는 당연히 남편이 하는 도장 일 도와야 한다며 주말 당직 끝나는대로 왔다. 지금의 거창 사범님 부군, 즉 원래 거창 사범님이신 최 사범님 살아 계시고, 지금의 거창 사범님이 사모님이실때부터 아내와 같이 약간의 교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차로 내리밟으면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 나와 동갑내기 최 사범님이 하늘의 별이 되실때, 아내는 정말 안타까워했고, 도장의 운영에 더 힘을 쏟던 당시 사모님- 지금의 거창 사범님이 여러 젊은 부사범들의 도움을 받아 무공의 수준을 높이고, 지도자이자 이사로서 부군이 다 못한 일을 이어받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럽다고 했다. 거창 사범님은, 젊고 우아하시며 한편으로는 발랄하시고, 세련된 분이시지만, 태권도에 당연히 진지하며, 누구보다 매진하시는 분이다. 아내는 내게 태권도가 단순한 취미 생활 이상의 무엇임을 신혼 초부터 알았다고 했고, 나는 아내에게 철학이 내게 다 하지 못한 공부 이상의 무엇이듯이, 태권도 또한 생업이 아니더라도, 태권도 하는 사람에게 시집왔음을 알아달라고 해주었다. 사실 이 대사는 그 유명한 펄 벅 여사의 '대지' 에서 주인공 왕룡-왕룽이 저를 그저 부잣집 대감마님으로만 알던 기생 출신 첩에게 '당신은 농부에게 시집온거야, 그걸 알아야 한다구!' 퉁을 놓으며, 본처가 해준 맛있는 마늘 요리를 먹는 장면에서 따온 것이다. 아내는 내가 태권도를 생업으로 해주지 않아서 감사하다고 했고, 내가 다쳐오거나 지나치게 매진해서 가정에까지 영향을 주는 일은 좋아하지 않지만, 건전한 공동체 생활임을 알기에 사범님이 굶으신다면, 우리는 굶는 시늉 정도는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늘 내 일을 거들어주어 감사해하고 있다. 아내는 나를 대회장과 숙소에까지 여러번 실어주었고, 늦게 온 의료팀을 대신해서 전직 간호사의 실력을 발휘하여 피를 본 여러 수련자들의 상처를 봐주었으며, 메달 수여 및 청소까지도 도와주었다. 둘이 함께 사랑을 속삭여도 좋을 순간과 공간에서, 나는 고작해야 아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피순대를 사주며 생색을 낼 수밖에 없었는데, 어차피 아이를 놓고올 주말이라면, 꼭 대회 때 밖에 안되었나, 미리 좀 다른 날에라도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었나, 일 바빠서 안되고, 책 읽느라 안되고, 어쩌다 바깥 나들이해도 태권도 대회 정도가 전부인 재미없는 남편 때문에 아내가 고생이다 싶어 미안하다 했더니 아내는 픽 웃으며, 아니까 됐니더, 그래도 내도 재밌었어예! 하였다. 하여간 나는 장가는 잘 갔다. 아내가 이토록 내 태권도를 위해 헌신해주었으니, 나도 내 욕심만 부리지 말고 아내에게 더 잘해줘야 한다. 조기축구, 사회인 야구, 낚시, 하여간 취미를 막론하고 아내 심기를 건드린 남편은 늘 끝이 좋지 못하다. 그래서 온 몸이 울리고 아파서 소주도 세네 병은 마셨어야 하는데, 그냥 한 병을 아껴 마셔가며 참았다. 언제나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아내뿐 아니라, 늘 가족같은 우리 도장 사형제 사자매들, 십년 가까이 저에게 태권도를 사사하시는 사범님을 비롯하여, 늘 애써주는 콜라 부사범님, 입문은 나와 비슷하지만, 부상으로 오래 쉬는데도 대회장까지 사제사매들 실어준 재필 씨, 늘 잘생긴 총각 형주와 붙어다니는 해커 사제, 커피 한잔을 마셔도 영화배우 같은 칠레 소녀 라이아, 그 외에도 늘 태권도와 함께 우리 도장 사형제 사자매들께 이 일기를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