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훈련을 하고 오면 심장이 고동친다.
어깨와 무릎과 발목이 서로 악다구니 쓰듯 비틀리고 쑤셔서, 움직일때마다 부드럽지 못하고 과연 그동안 연습하며 말랑했을 연골은 진작에 닳아없어졌겠구나 싶어 피곤하게 녹은 몸을 얼른 자게끔 하고픈데, 허물어진 몸 새로 심장만 홀로 고동치며 흥분해 있는듯하다. 이런 날은 아이도 더욱 잠들지 않아서 부녀간에 거실에 나란히 누워 서로 데굴거리다가 아직 다 낫지 않은 기침이 가라앉지 않았는지, 제 방으로 다시 들어가 푹 잠든 뒤에야 겨우 기침소리가 멎었다. 어차피 못 이룰 잠이라 다시 읽다만 책을 마저 읽었다. 내 태권도가 들인 노력에 비해 일천하듯, 매해 반복해 읽어 책은 내 몸마냥 걸레처럼 지저분하고 낡아가는데에도 내 배움은 곧잘 없어진다. 머리에 남지 않으니 마음에도 간 곳이 없어 결국 나의 행동은 배운 이도, 믿는 이의 것도 아니다. 그게 부끄러워 더 악착같이 읽는다. 늘어져 있을 때에도 한두 편씩 학부시절처럼 늘 읽어왔다. 내 자녀가 적어도 내가 포기한 부분에서부터 출발해주길 바라는 아집이며, 고집이다. 물론 자녀가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지도 모른다는 각오는 늘 하고 산다. 어머니와 같은 날선 엄격함은 이제 대를 끊을때가 되었다. 다만 사람으로 태어나 필요한 부분을 알아서 배우게끔 하기에는 이 세상이 어데까지 곤두박질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