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나이를 먹을수록 아는 것은 더욱 줄어간다.

by Aner병문

학교 다닐 때는 학교 가는 일이, 군대 있을 때는 눈 뜨자마자 바로, 회사에 있을 때는 회사 가는 일이 지겹고 힘들어 나는 왜 생계를 유지하는 일이 가장 어려울까 이해하기 힘들었다. 맑스는 분명 노동이 인간의 본질이라 했는데, 이상하기까지 했다. 헌데 두 번이나 겪은 날백수 시절에는 물론 불안하고 부끄럽기야 하지만, 남의 돈으로 먹고 마시고 노는 일조차 지겹고 힘들기는 마찬가지거니와, 반면 잠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술 섞어 읽는 책이나, 술 덜 깨어서도 연습하는 태권도는 돈 한 푼 버는 일이 아니어도, 늘 같은 내용을 읽고, 똑같은 동작을 연습해도 지루할 줄 모른다. 삶에서 차지하는 무게가 옅고, 구태여 의무로 할 필요로 없는 부담없는 행위만이 즐겁기 때문일까? 아니면 하위징아의 말처럼 우리는 애초에 유희하는 인간 Homo ludens 라 그럴까? 혹은 내 의지로 스스로 선택한 지속이기에 물리적 시간과는 상관없이 내게는 즐거울까? 알 수 없다. 하여간 솔직히 노동은 때때로 지겹고 끔찍하다. 애를 겨우 재우고,.몇 줄이나 끄적이며 또다시 자야지 하기엔, 다 못 읽은 책이며 여유가 아쉽고, 곧바로 자자니 눈 뜨면 닥쳐올 노동의 반복이 무서워 맑스의 말마따나 노동자의 휴식은 결국 생산을 위한 준비에 지나지 않는다는 통렬한 지적에 사로잡힌듯하다. 못해도 지금껏 살아온만큼은 살아야할텐데, 포퍼의 말처럼, 지금 내 생각을 뒤엎을 반증이 또 내게 찾아올까? 원효스님이나 헤겔처럼 그 반증조차 또 껴안고 나는 내 삶의 의미를 끊임없이 찾을 수 있을까? 또 십년 이십년이 지나면, 나는 무엇이나마 안다고 경박히 혀 바깥으로 뱉어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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