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인식이라는 출발점

by Aner병문

어떤 이가 권투나 태권도나 주짓수를 배워 사람을 때리는데만 쓴다면 그 무공은 한낱 참람된 폭력으로 전락할 뿐이다. 어떤 이가 인문학을 익혀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하나마나한 빈 칭찬만을 주고받고자 한다면 그 또한 학문의 값어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승려나 성직자가 믿음을 빙자하여 사람을 꾀는 일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아름다움이 구태여 미학 이라는 이름으로 학문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만들고 공유하는 일이 본능에만 각인되지 않고 마땅히 익히고 다듬어야할 기술이기 때문일 터이다. 미학은, 서양 근대 철학의 인식론에서부터 출발한다. 학문과 무공을 익히고, 종교를 갖는 출발점이 어데냐에 따라 스스로의 값어치를 결정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인식하고 표현하며 그를 받아들이고 살펴보는가 에 따라 한 작품은 천세의 미를 지니거나 혹은 그저 흉물스러운 쓰레기가 될 뿐이다. 백선생 말마따니 아는만큼 맛있고, 아는만큼 보이는 법이다. 누가 누굴 탓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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