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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er병문 Mar 06. 2024

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까다로운 오규 소라이

이 책을 추천한, 젊은 날의 도올 선생이 그랬듯이, 스물여섯 젊은 나이에 일필휘지로 써내려갔다는 마루야마 마사오 선생의 일본정치사상사연구는 영어, 독일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섞여 번역본이라도 그 내용을 원활히 이해하기 쉽지 않고, 동서양을 넘나들며 비슷한 인물들의 사상을 다 끌어다 붙이는데다, 좀처럼 끊을만한 마디 節 도 없이 이론을 전개해나가므로 이삼일 걸러 몇 장씩 읽을때마다 악전고투하고 있다.


오규 소라이는 논어는 높이 평가했지만, 그 이후의 맹자나 다른 유학자들 및 그 저서는 그보다 못하게 보았는데, 제자백가의 논변들 사이에서 치고받는데 중점을 두느라 본디의 이치가 흐트러졌다고 보았다. 그는 이토 진사이처럼 원시유학으로 돌아가야 된다고 했으나 당대의 어법으로 고전을 재단하지 말고 그 시절의 언어와 문화에 통달한 이만이 고전을 올바로 해독할수 있다 여겼는데, 말이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주자로부터 발현되는 송나라 때의 신유학이란, 오규 소라이 스스로도 웃어넘겼듯, 애초에 불교의 형이상학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강한데, 선비와 승려가 서로의 논리를 가지고 다투는 까닭은 오히려 너무 비슷하기 때문이라 했으며, 설사 주자학의 궁리 窮理 로 심신수양을 했다 한들, 애초에 그가 정치에 뜻이 없다면, 과연 세상에 나서 올바른 뜻을 펼칠수 있을지 의문을 던졌다. 비록 정치와 윤리를 완전히 분리시킬수는 없었지만 결국 그 역시도 철저한 정치학자였던 셈이다. 마루야먀 선생께서는 마키아벨리와 닮은 점도 있다 여겼는지 군주론도 인용하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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