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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er병문 Mar 29. 2024

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ITF 번외편 ㅡ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도장에서 훈련하고 오는 날에는 커피를 퍼마시며 정신없이 움직이기 때문인지 몸은 녹도록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아 고동치는 심장을 느끼면서 날새도록 누워있을 때가 잦다. 아주 최근까지도 그런 날에는 그냥 책을 읽으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으나 아내가 명 줄이는 길이라고 타박하여 억지로라도 누워있은지 좀 되었다. 어쩌다 신나게 논 아이가 지쳐 잠든 이른 저녁이면, 음악도 좀 듣고 밀린 책도 읽고 술 한잔 사이다 한잔 부딪히며 한주 동안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픈데, 그런 날에 아내는 눈을 빛내며, 됐다, 여보야, 언능 잡시데이. 응? 잠이 보약인기라, 때는 이때지 언제 푹 자겠능교, 여보도 그래 안자다 쓰러집니데이! 말하기가 무섭게 아내는 이부자리 펴고 베개에 뒷통수 대자마자 이미 꿈나라… 하여간 아내는 정주영 왕회장마냥 항시 잠은 잘 잤다. 더군다나 철들어서는 아홉시 이전에 자본 역사가 없는 나 역시 긴가민가 하며 눕자마자 꿈나라… 다음날 여덟시까지 근 열두시간 길게, 깊이 푹 잤다. 그 상쾌함이라니. 아내는 그 큰 눈으로 내 뭐랬능교? 으쓱으쓱 하면서 나를 보던 것이 2주전 주말이다.



어제 유단자 틀과 보 맞서기를 2종류의 팔굽혀펴기와 겸하여 하고, 세 명의 사제사매들과 돌아가며 맞서기 2회전씩 뛰었는데 또 잠설칠까 두려워 커피를 좀 줄였더니, 얕은 잠이나마 비교적 안 깨고 길게 잤다. 아이는 어젯밤 나와 자면서, 아빠, 칙칙폭폭 기차 타고, 포항 할아부지, 엄마 보러갈거예요? 그럼, 아빠 회사 끝나고 가지이, 와, 신난다! (깨방정 춤) 그러면 자판기에 동전 넣고, 주스도 사주고, 장난감도 사주고, TV도 많이 봐요? (요즘 TV를 많이 줄였더니 ㅋㅋ) 응, 아빠가 꼭 약속헐라니까 긍게 인자 코 자자잉. (진심의 사투리) 아이의 기대가 나한테도 옮았는지, 아니면 아직 지난 저녁의 열기가 다 안 빠졌는지, 하여간 일찍 눈이 떠졌다.


퇴근 후 바로 역으로 갈수 있도록 짐 다 챙겨놓고, 화장실 쓰고 다시 훈련했다. 이번주 한번도 천자문과 영어를 못 펴서 공부할까 생각도 했으나, 소은이와 함께 내려갈때의 기차의 일정으로 남겨두었다. 어제 격렬히 움직여서 그런지 다리가 쑤시고 후들거려서 제대로 중심잡아 묵직하게 치고 차는 연습을 하기 어려웠다. 몸을 푼.뒤에 근거리에서 허리를 틀고 온몸의 무게를 짧게 휘둘러서 연타하는 연습으로 땀을 오래 뺀 뒤에 비로소 가운데, 높은데 양발차기를 곁들여서 맞서기 연습을 하고 팔굽혀펴기 2종류 번갈아 하고 오늘 아침의 마무리. 실제 본 연습은.삼사십분 정도 했는데, 눈도 못 뜰 정도로 땀이 엄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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