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의 미학 ㅡ 아니, 뭐 꿈꾸는건 아니구요!
에이다 럼, IVP편집부 역, 싱글의 미학, IVP, 1989
교회 이사갈때 목사님 서재 정리중 볼만한 책 고르다가 얇은 책 한 권 가져왔다. 중국계 미국인 독신 여성 에이다 럼이 지금부터 거의 40년전에 쓴 싱글의 미학, 이었다. 아내는 반농반진으로 픽 웃으며, 와요, 땡기능교? 하며 파라락 넘겨보더니, 뭐 이래 어렵노 하며 혀를 찼다. 설마 싶어 안산대회 가던 길에 후루룩 읽어보니 내용은 짧아도 다각적으로 심도 있는 글이었다.
지금부터 40여년 전이면 남녀 불문하고 나이 서른만 되어도 집안 말아먹을 작정했냐며 노처녀 노총각 소리 들을 때다. 90년대만 해도 만화나 영화의 매체들은 모두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중반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만큼 사회 진출이 늦어진 지금, 아내조차도 수도권에 와서야 40대 50대 초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할만큼, 드라마에서도 보통 30대 중후반들이 청년 주인공의 몫을 하고 있다. 마늘로 유명한 의성은 49세까지 청년으로 쳐준다는데, 저자 미즈 럼이 당시 몇 살인지는 몰라도, 지금에도 적은 나이는 아니실 터이다.
내 선입견과 달리, 미즈 에이다 럼은 단순하게 몇 개의 성경 구절을 들어 성욕이나 정욕이 부정적이다 하지 않고, 또한.무조건적으로 기도하여 배우자를 얻으라 하지 않는다. 그녀의 문장은 시종일관 차분하고, 지금보다 훨씬 경직된 시대에서 더군다나 의무적으로 교회 공동체에 속한 중년 미혼 여성이 어떻게 사소하지만 무례한 질문과 요구에 대해 품격있게 응수하는지, 육체적 정신적 외로움과 경제적 자립, 연애와 결혼에 대한 가능성의 여유를 어떻게 열어놓는지, 또한 미래를 손쉽게 그릴수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신앙을 유지해야할지 여러 성경 구절과 상황을 현실적으로 해석하여 대비해놓는다. 마치 옛 고전의 경구나 혹은 태권도교본의 기술을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해놓아야하는지 풀어놓은 맥락과도 비슷하다.
미즈 에이다 럼의 글은, C.S 루이스의 소설만큼이나 신학적으로 신선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온 글이다. 싱글의 미학은 독신남녀뿐 아니라 속세의 주류에서 배제되어 교회 공동체에서조차 적응하기 어려운 여러 사회적 약자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수 있는 글이기도 하다. 비록 갈빗대 금가고도 술 끊지 못한 불민한 교회 집사지만, 그녀의 이 글뿐 아니라 다른 글도 찾아 읽어보고자 할 정도로 학술적으로 매력있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