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가정과 국가의 결은 비슷하다.
씨 뿌리는 봄부터, 추수하여.거두는 가을까지, 온 나라들이 피로써 피를 씻는 춘추전국의 시대에 민중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던 학파는, 누가 뭐래도 묵가默家 라고 들었다. 묵자의 가르침 아래, 방어기술과 신병기로 똘똘 뭉친 기술자, 상인 등의 집단이었던 그들은, 오랜 전쟁으로 생산수단인 땅을 빼앗기고 가족조차 구성할수 없이 떠도는 백성들을 겸애의 마음으로 보살폈다. 동시대의 맹자는, 어찌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할수 있냐며, 거짓과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공박했다.
다시 수천 년이 흘러, 법이 있다 해도 유명무실하고, 국민들이 부모처럼 믿을 정부도 본을 보이지 못한다. 어린 아이들은 병원을 찾지 못해서 길거리에서 죽고, 청춘남녀들은 헤어지자 말했다 죽으며, 노인들은 푼돈을 받으며 죽지 못해 사는
나라가 되었다. 대통령께서는 응급실에 별 문제 없다 하시었다가 크게 된서리를 맞고 비로소 자정에 급하게 응급실들을 찾으시었고, 그 이전에 이미 국회가 열리던 날에 불참하시고 영부인과 생신을 즐기시었다.
아침에 양치하고 목욕하고 면도한 뒤에 물을 뿌려 세면대를 치우고, 수건을 세 번씩 접어 정리하고, 설거지하고, 끼니를 챙기고, 고작해야 가정 하나를 챙기는데도 안팎으로 살필 일이 분주하여.하루가 짧다. 하물며 한 나라인가. 혼불, 에서 청암부인은, 유언 대신, 보아라, 나 죽거든 저.마당에 풀날 것이다, 하셨다. 대갓집.큰 살림을 하는 여염의 아낙네도 그러한데,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가고 살필 곳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러므로 공부자께서는 백성들을 잣대로 재듯, 형벌과.법으로 다스리지 말고 성인 聖人이 본보기를 보여 감화시켜야 된다셨다. 그러나 그럴 성인聖人은 커녕 성인成人도 이제는 드문 시대다. 길이 보이지 않으니 사람들은 욕망에 따라 행동한다. 눈 덮인 철로를 무한히 도는 설국열차 맨 끝 차량의 승객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