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천하 ㅡ 서울의 겨울(?)
갑자기 웬 뉴스냐며 너가 보내온 메시지가 있지만, 굳이 말하자면 부모님 부재중이신 우리 집이 육아계엄이었다. 가끔 공부할때 틀어놓는 뉴스 볼 짬도 없었고, 현실감이 없기도 했으며, 때가 어느 땐데 밑도끝도없이 명분없는 비상계엄인가. 오래 가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었던데다 무엇보다 연일 자주 잠을 설쳐서 너무 졸렸다. 아니나다를까, 자고 일어나니 계엄은 철폐되어 있었다. 아이는 밤새 자기는 덥다며 자꾸 창문을 열려고 투정부려 씨름했는데, 그렇듯 군대의 국회 진입이며 비상회의 소집은 모두 실패로 끝났고, 대통령은 다시 계엄을 도로 물렀다. 예견된 상황이었다 해도 입맛이 썼다. 바이런은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져.있었다 했고, 우리나라도 어찌 되었건 그리 되었다. 도대체 대통령과 참모진이 무슨 생각이셨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의도는 그나마 추정이야 하겠으나, 어쨌든 맞서기에서 느닷없이 급소만 노리거나 깨물기까지 하며 이기려드는 선수는 같은 경기장에 있을수없다. 우린 그런.것을 규칙이라 부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