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처가행
말이 늘고, 심신이 여물어서, 아이는 이제 주말이 되면 제 어미가 오고 교회를 간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당연한 일이겠지만 목요일쯤 되면 아이는 어미가 보고싶다 자주 말하였다. 특히 밤에 꿈을 자주 꾸는데, 얼마나 잠꼬대가 우렁차고 담백한지 하루 뭐하고 지냈는지 안 물어봐도 다 알 정도다. 주말이 가까울수록 아이는, 밤마다, 엄마가 보고 싶어요! 라든가 갑자기 후다닥.깨어, 어? 포항 삼촌하고 포항 할아버지 어디 갔지? 라며 잠꼬대가 길고 복잡해지었다.
그러므로.연차를 내어 처가를 가는 당일이 되자 아이의 흥분은 극에 달하여, 왜 지금 기차를 타야지 어린이집부터 가냐고 아침부터 난리였다. 아비는 연차에 성공했지만, 어미는 바빠 퇴근 후 와야되니 저녁차를 타기 위해 어린이집 좀 보냈다가 아비 일 좀 보고.일찍 데려온다는 말을.해주었어도 소용이 없었다. 겨우 꾀어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뒤, 도장.훈련하고 돌아와서도 장난감.사서 가고.싶다느니 찡찡찡… 이놈아, 느 겨울 옷만 한 짐이여, 내려가서 장난감 사자 해도 서울 할아버지가 장난감 자주 사주셔서 그런가 입술을 삐죽이며, 아빠는 맨날맨날 안 사주고… 히이잉, 하였다.
그러므로 우여곡절 끝에 겨우 열차에 타니, 안 그래도 추운 곳에서 뜨뜻한 난방이 드는 곳에 들어온데다 피로가 덮쳐 책 읽다 말고 꾸벅꾸벅 졸았다. 아내가 중간에 열차에 타서 비로소 옆자리를 내주고 잠깐 선잠을 잤다. 처남.형님이 감사하게도 요즘은 저녁 늦게까지 하는 식당이 없다며 온갖 음식을 차려주셨다. ㅜㅜㅜ이 맛에 삽니다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