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번외편 ㅡ 오른 골반 맞춰가며.
최근에 느꼈는데, 내 오른골반이 이상해졌다. 반가부좌나, 양반다리도 잘 안되고, 오른쪽 고관절이 찢어질듯 아픈 경우가 잦았다. 나는 원래 몸이 강하지도 않고, 유연하지도 않아서, 지금껏 다리 찢거나 관절을.벌리고 굽히고 하는 동작들은, 꾸준히 연습한.결과에 지나지 않기에, 아무 것도 안하신 입문자들보다 조금 더 유연한 정도이다. 최근에 몸에 힘을 빼고, 누우면, 오른발은 비스듬히 사선을 향해 있는데, 왼발은 완전히 평행하게 누워있다거나, 4자 다리 해보기라고 해서 오른다리를 뻗고, 왼다리를 무릎위에 가로로 오므려 올릴때는 아프지 않지만, 그.반대로 할때 오른다리 고관절은 찢어질듯하면서 무릎은 대각선 방향으로 좀처럼.눕지 못한다. 오른고관절과 골반이 틀어져 빗나간게 분명했다.
그동안 내 알량한 경험과 실력으로 봤을때 내 체형은 타격계보다는 관절기, 유술계에 그나마 어울린다. 허리와 허벅지가 두껍고, 키가 작아 중심이 낮기 때문에 나는 타격보다도 관절기술들의 습득이 비교적 빨랐고, 택견 때도 마구잡이, 종합격투기 때도 태클, 주짓수나 유도를 할때에도 무조건. 남들보다 아래로 파고들었다. 또한, 다양한 고수들께서 다양하게 발기술을 가르쳐주셨지만, 이십대 때의 나는 그 기술들을 내 마음대로 조합해서 상대를 쓰러뜨릴 생각만 하고 있었다. 요컨대 킥복싱이나 무에타이의 로우 킥처럼 허리를 크게 돌려 45도 각도로 내려꽂을때, 체중과 힘이 한 점에 실리면서도 차는 이가 다치지 말아야 하므로, 보통 정강이로 찬다. 그러나 나는 조금이라도 상대에게 먼저 닿게 하려고 그렇게 휘두르면서 발등으로 찼다. 발등은 급소이며, 빠르고 정확히 차고 거두는데 쓰이는 부위지, 내 마음대로 힘을 줘서 퍽퍽 차는데 적합하지 않다. 나는 태권도의 기초 발차기를 다시 배우며 비로소 깨달았다. 그러나 내 맘대로 몸을 혹사시키며 기초대로 기술을 쓰지 않은 까닭에 내 몸은 많이 망가져있었다. 태권도교본에서, 태권도는 가볍고 마른 사람도, 무겁고 육중한 사람도 모두 다양한 기술을 쓸수 있다 했는데, 그 이유는, 다른 무공도 그렇겠지만, 태권도,특히 ITF는 싸인 웨이브를 통해 상하로 중심을 이동하는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태권도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면서.나는 얼마나 억지춘향으로 여러 정통무공을 내 입맛대로.왜곡했는지 알았다. 그 반동과 댓가는, 끊어져버린 인대, 닳아버린 무릎 연골, 권투선수처럼 손상된 어깨 안쪽 근육, 쑤시는 오른 허리와 골반 등, 다양하게 왔다.
너와 아내는, 옛부터 항상 술을 줄이고, 운동도 무리해가며 하지 말라했었다. 나와 곽선생은(오랜만에 등장!) 옥상도장에서 다 찢어진 발바닥이나, 벗겨진 굳은.살이나 맞아서 터진.상처 등을 서로 비교하면서 철이 안 들어 낄낄거렸다. 나는 마흔이 넘어서야 태권도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평생 버텨줄 몸을 만들려고 예전에는 하지 않던 지루한 훈련들도 한다.
이틀만에 다시 불가리안백을 들었을때, 무겁고 힘들어서 팔로 당겨 들었고, 열 개를 들기도 벅찼다. 월요일은 아내를 새벽 일찍 깨워 내려보내야기에 부부가 피차 피곤한 날이다. 사주찌르기, 막기, 천지, 단군쯤 되어서야 몸에 열이 나고 땀이 솟아 관절과 근육이 부드러워지고 박자감이 생겨 제대로 할 수 있었다. 단순하게 보이는 신체 단련 하나도 이리 힘들다.
사주찌르기, 막기부터 충무ㅡ 유급자 틀 전부
불가리안백 들기 이십개, 좌우 들기 각 열개에서 다섯개
타이슨 팔굽혀펴기
유연성 훈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