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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1229일차 ㅡ.다시 바쁜 월요일

by Aner병문

나중에 육아일지로도 다시 쓰겠으나, 월요일은 아내의 새벽 귀향 및 출근으로 무조건 5시 전에는 한번 깨어야한다. 거기에 덧붙여 이 밤이 지나면 또 닷새간 없을 제 어미가 그리워, 아이는 밤새 일부러 칭얼대었고, 아침에 일어나 어린이집 등원 준비를 할때에도 짜증을 내고 불퉁거리었다. 왜 일부러인지 아느냐면, 아무리 잠결이라도 뭐든 제 손으로 하고 싶어하는 녀석이 유독 움직이지도 않고 엄마만 부르며, 엄마 이거해줘, 저거해줘, 눈치가 빤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집밖만 나서면 헤헤 웃으며, 자, 아빠, 가자! 하는데 알아볼 조지 뭐.. 그래서 궁금하여 물어는 봤다. 소은아, 너 왜 오늘 새벽에도 그렇고, 아침에도 그렇고, 그렇게 많이 깨고 짜증내고, 왜 그랬어, 기억나? 애비의 진지한 서울말에 딸 역시 나를 올려다보더니 대답.한번 일품이었다. 응, 그냥, 일부러! 엄마가 보고싶은데 없으니까 삐져서 그런거야. 이것 참 명쾌하게 제 아비 가슴을 후비는 말을 봤나. 아린 마음에 말끝이 흐렸다. 글믄 너, 새벽에 일부러 엄마 깨운거여? 그치이, 엄마 자다가 또 없어지잖아, 회사가잖아! 나는 엄마가 있어야 행복해. 아빠도 보고싶어, 여보오 하지 않아? …할말이 없었다. 왜 아니겄냐, 느 말이 맞다. 근디 어야(아가야), 아빠는 늘 옆에 있잖애? 소은이는 그것도 모르냐는 투로 핀잔주듯 말했다. 아빠도 곧 회사가고 태권도갈거잖아? 난 아빠엄마 다.있는게 좋아, 그것도 몰라? … 괜히 말 늘렸다가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주말부부, 주말부모가 새삼 사무쳤다.



이러구러 도장에 약간 늦었다. 때늦은 꽃샘추위에 목덜미가 서걱거렸지만 이미 날은 풀리는 기점에 들어섰다. 미국에서 오신 엄 사범님께 사주찌르기와 막기를 알려드리고, 팔순 강 선생님께 계백 틀, 흰 띠 헌드레드 사제에게 앉는서찌르기의 요령만 알려주었다. 사현님이 바쁘게 오전반 지도하시는 동안, 유급자 틀을 팔굽혀펴기 3종류와 마무리지었다. 오른고관절은 많이 좋아졌는데, 그래도 몸을 충분히 풀지 않으면 왼쪽 무릎은 여전히 허리 근방에서 까닥거렸다. 갈길은 늘 멀어서 가깝거나 짧아진 적이 없었다. 사는게 그런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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