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1243일차 ㅡ.아재 특, 병원 말 안들음 ㅋㅋ
정형외과 선생님은 나를 기억하고 계셨고, 내 엑스레이 사진을 보더니 픽 웃으시었다. 어디… 로드FC 나가실 거예요? 지난 겨울, 예전에 수술받은 왼발목을 실수로 접질려 인대까지 모두 끊어졌다는 진단을 내리셨을 때도, 선생님은 뛰어난 실력에 친절과 유쾌함까지 겸비하신 분이셨지만, 결코 나를 믿진 않으셨다. 운동하지 말라 해도 어차피 하실거잖아요? ㅋㅋ, 환자분처럼 운동 좋아하는 분들, 하지 말래도 하시는거 다 아니까요, 왼발에 너무 무리 안가도록만 해주세요, 대신 치료는 꼬박꼬박 받으셔야 해요. 보험청구가 귀찮아서라도 웬만하면 아니하려 했는데, 인대 재건주사가 참 비쌌다. 몸을 막 쓴 대가라 해도 내 급여로 감당하기엔 처자식에게 미안했다. 저 주사들 안 맞았으면, 우리 소은이 좋아하는 빨간고기(생고기) 몇 근은 먹였겠다.. 아내 좋아하는 조각케잌은 또 몇갠가… 귀찮음을 논할 계제가 아니라서 결국 보험신청을 했다. 그리고 또 사달이 난 터였다.
사람 몸이요, 환자분, 너무 안써도 문제지만요, 너무 많이 써도 고장납니다. 뼈에 문제 있거나 하시진 않구, 근력도 충분하신데, 패트릭 테스트할때 4자다리, 오른쪽만 안되시는 거잖아요, 몸을 너무 써서 고관절 섬유화가 온거예요. 일단 주사 맞으실거고, 물리치료도 받으실구요. 여기서 젊은 선생님은 내게 얼굴을 빠짝 내미셨다. 이번엔 좀 쉬세요, 스트렛칭? 안됩니다, 발차기? 낮은 높이도 안돼요. 걷는거? 걷는것도 오래 걷지 마세요. 혼자 자문자답하시며 안된다고 못을 박으시니, 씨트콤 한 장면인가 싶긴 했는데, 그래도 내 하루 답답함 풀 시간은 소은이 보내놓고, 도장에서의 약 한시간, 한시간 반뿐인데 참말 아쉬웠다. 여튼 부위가 부위지라 좀 민망하긴 했는데, 사타구니의 경계선 부분 고관절 서혜부와 엉덩이에 긴 주사를 각각 두 방씩, 총 네 방 맞고나니, 처음에는 다리 사이며 엉덩이가 막 저리타기 순식간에 외측각, 내측각, 다리 돌리는 자세를 해도 아프지 않았다. 그순간 선생님이 주의 주셨다. 운동하시지 말라니까요!
완전히 안 아픈건 아니었다. 걷고 뛰는데는 문제가 없었으나, 양반다리를 하거나, 다시 그 자세를 풀 때, 혹은 다리를 버릴때 찢어지는듯한 약간의 통증은 있었으나,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안 아픔과 진배없었다. 일단 그래서 오늘은 주먹 기술로 몸을 풀고, 돌려차기는 낮은데와 가운데로, 옆차찌르기도 가볍게 연습했다. 아직 완전히 나은건 아니라서 오른발 돌려차기를 하려고 오른무릎을 접어돌릴때, 그리고 왼발 옆차찌르기를 하려고 왼무릎을 상체 방향으로 들때, 오른고관절이 찌릿거렸다. 그래도 충분히 흘려보낼수 있는 미미한 아픔이었다. 지칠 때까지 헤비백을 치고, 근력 훈련 4종을 사이사이 했다. 선생님 말씀을 충실히 지켜 유연성 훈련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