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번외편 ㅡ 간단히 달리며 힘 빼기

by Aner병문

어제 회사일은 마치 장자의 한 구절처럼, 진흙탕에 푹 빠진 자라나 돼지마냥 힘겨운 수렁진창을 헤매는 듯했다. 무쇠 도복을 입고 팔다리 열 개 달린 괴인과 끝날 기약없이 맞서기하는 느낌을 받았다. 기력이 없어서 퇴근 후 입도 열고 싶지 않았다. 너무 배도 고프고 힘도 없어서 아버님이 보내주신 어묵 반그릇 먹고 양치하고 그냥 누웠다. 아내도 힘들었을텐데, 내 허벅지와 종아리와 발바닥을 누르고 풀어주었다. 근육이 굳고 뭉친 채 엉겨 있었다. 나는 드물게 누가 드나드는줄도 모르는게 깊은 잠에 빠졌다.



늦잠을 자서 한 삼십여분 밖에 뛰지 못했다. 다 깨지.못한 잠이 온 몸에 달라붙어 무거웠다. 뛰다 걷다 했다. 다행히도 다리는 많이 풀려 가벼웠다. 틀 연무보다도 체력 및 맞서기 훈련의 강도를 높이면서 불규칙한 반동과 부하가 몸에 남아 관절이 때때로 자주 쑤셨다. 그러므로 몸에 불필요한 힘을 줄여 늘 부담을 덜어야 한다. 어쨌든 늘 몸에 힘을 꽉 준 채 싸우는 이는 없다. 평소 몸에 힘을 빼고 풀었다가 마지막 타격의 순간에 온몸을 조이듯 힘을 넣어 꽂아 전달한다.



힘을 빼고 푼다는 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낼 힘이 바닥나 무기력한 것과는 또 다르다. 그러므로 우습게도, 힘을 빼려면, 힘을 써서.불필요한 힘을 수습해야 한다. 한 동작의 준비를 위해 관절을 길게 펴서 이완할때, 힘은 쓰지 않는 관절에 흩어져있지 말아야한다. 필요한 힘은, 배와 단전과 코어Core에 뿌리박듯, 갈무리되어.가라앉아있다가 타격의 순간에 체중이동을 타고 함께 상대에게 흘러가야한다.



그러므로 힘을 가라앉히려면 힘을 써야한다. 차분해지려면 스스로 힘을 써서 몸과 마음을 눌러야.한다. 힘을 빼내기 위한 힘을 길러야 하고, 차분해지기 위한 활력을 만들어야된다는 이 기묘한 모순의 순환이 내 심신에 박힐 때 나는 조금이라도 더 어른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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