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음식감평)

오늘의 면식수햏(22) ㅡ 부천 ㅊ, 구디단 ㅅ

by Aner병문


1. 부천 ㅊ


때는 바야흐로, 올해 여름 초입, 비가 내리면 제법 내렸으며, 안 내리면 또 사우나마냥 습하고 찌는데, 심지어 일기예보조차 맥락을 예견치 못해서, 우산 하나쯤은, 마치 전국시대의 일본무사마냥 떡 하니 칼처럼 차고 다니던 때이기도 했다. (여기까지 여름에 써둠) 가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지금까지, 비는 쉼없이 내리고 있으니, 이러다 우리 나라에 우기가 있을까 겁이 날 정도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 날 우리 가족은 다같이 부천 수목원에 갔을 터이다. 아내가 올라오지 못한 때라, 아이 고모인 여동생이 운전을 하고, 우중 식물원을 다같이 구경했고, 늘 그렇듯 소은이는 배가 고파지니 칭얼대면서 국수, 냉면 먹고 싶다고 하였다. 하여간 국수대장, 냉면대장, 면대장 전소은. 근처 괜찮은 냉면집을 찾아 서둘러 이동하였는데, 너무 기대를 안해서였을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평 : 사진을 보니 맛이 좀 떠오르는게 있습니다.


아르놀트 겔렌은, 인간은 일찍 시각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존재라고 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 예전에 어떤 경험이 있엇는지, 자신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순식간에 기억하고 재현이 가능하다는 점이었죠. 다른 말로 그는 이를 마치 '흘수선과도 같은' 인간의 경험이, 시각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흘수선吃水線 이란, 어렸을때 배를 그리면 으레 선체에 그리기도 하던, 가로줄을 뜻하는데, 배가 얼마나 물에 잠겼는지, 배에 그어놓은 가로줄을 기준삼아 가늠하는데 사용했지요. 여하튼 사진을 보고 그떄의 그 새콤한 맛을 떠올리는 것을 보니 아주 맛이 없진 않았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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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은 정말 드물지만, 아이도 가끔은 마다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그런 음식만 아니라면, 내 사랑, 내 핏줄, 내 딸 전소은, 무엇이든 입에 끌어넣기 바쁘지요. 배가 부르면 기분이 좋아서, 배를 둥둥 두드리며,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엄마, 고모, 정말 맛있어요, 정말 맛있어요! 하며 깔깔 웃습니다. 아이의 직관은 참으로 솔직해서 더욱 어여쁩니다. 아이의 밝음은 구겨진데가 없고, 순수함은 한없이 맑아서, 볼때마다 방금 내린 눈밭을 보듯 그저 절절할 밖에요. 솔직히 몇 달 지난 냉면의 맛도 선명히 기억나진 않습니다만, 그 때 행복했던 기억은 문장을 두드리며 솔솔 올라옵니다. 이게 진짜 맛이지요. 사는 맛.




2. 구디단 ㅅ


이 곳은,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기 전, 내가 회사 다니며 자주 애용하든 밥집 중 한 곳이다. 코로나 이후로 많은 밥집이 이른바 '브레이크 타임' 을 3시부터 5시까지, 마치 짠듯이 도입하면서, 야간 근무 시간이 애매해지면 가끔 밥먹을 곳이 없기도 햇는데, 그 떄마다 이 밥집은 항상 문을 열었다. 일단 밑반찬을 푸짐하게 주고, 밥도 많이 주어서, 나처럼 한 끼에 많이 먹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곳이다.



평 : 그러나 비빔국수는 너무 달았다.



미처 평을 다 안 써둬서, 급하게 쓰는데, 사실.. 밑반찬이 풍성한 건 좋지만 기본적으로 간이 센 집입니다. 특히 짠 건 그렇다쳐도, 단 맛도 굉장히 있는 편이에요. 아마 TV에도 몇 번 나왔을 정도로, 백반집으로도 크게 나쁘지 않지만, 가성비 좋은 안주집으로 더 유명해서 그런 듯합니다. 요즘으로도 비교적 저렴하게, 두루치기나 오징어볶음, 된장찌개 덧붙인 비빔밥 등을 반주와 함께 즐길수 잇는 곳이니까요. 사실 언제든 마음 놓고 편하게 술 한잔 하긴 좋은 식당이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회사 근처라 아직까지 이 곳에서 술을 맘편히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그냥, 다만 백반 괜찮지만 비빔국수는 좀 달았던 집으로 적어놓을밖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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