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비는.땅을 끓게.하는듯하다.

by Aner병문

휴가철을 맞아 젊은이들과.외국.여행객들을.상대로 밤새 인형을 뽑도록 하는 곳은 여전히 소름돋도록 냉방을 틀어두었다. 아무리.식었다한들.밖에는 더운.비가 내려, 인형뽑기방마다 사우나처럼 김이 서렸다. 얼음장.같은 곳에 슬쩍 들어갔다 나오면, 사람 마음.그렇게 간사하여 방금전까지 시원하던 바깥도 도로 더운듯하였다. 이를 두고 옛 어른들은 염량세태 炎涼世態 라 하시었다. 덥고 추움에 따라 세상사람 사는 방식 달라지듯 권력있고 없고에 따라 줏대없이 휘는 이들을 꼬집는 말씀이시기도 했다.



나는 절대 대단한 장부거나 선비군자 대한호협이 아니라서 굳은 절개나 충성을 가질지 알수없다. 다만 나라나 사회에 허무한 입을 올리기보다 내 곁에 있는.가족가정에 충실함이.당연 내 본분이라 결심하고 살고 있다. 그러므로 어제부터 유독 지치고 졸리던 요즘, 솔직히 몸으로만 치면야 그냥.빗방울 땅에 스미듯, 키 크고 든든한 아내 품에 녹듯 자고 싶지만, 남편이 되어 일하고 애 키운다는 당연한 일을 핑계삼아 제 잠 줄여가며 책읽고 태권도하고 때때로 술 마실 시간은 있어도 아내와 밤늦게나마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니, 세상 그런 경우는 적어도 내게는 없다. 그러므로 아내는 이미 애를 재워두었고, 아내 허락받아 단 한두시간이라도, 피곤하고 삭을.망정, 작은 전등불 하나 반딧불이마냥 켜두고라도 이야기나누러 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내에게 가는 것이다. 아내 곁에 있으려고, 그 마음에 스미려고, 젖으려고, 뿌리박히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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