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1323일차.ㅡ 나는 약해지고.아이는 큰다.

by Aner병문



그러므로 나는 몸을 관리한다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았다. 몸을 관리한다, 는 말을 들었을때 몸은 내게 너무 멀리 거리를.두는 듯 느껴졌다. 관리는 최소 짐승이나 물건, 혹은 공정 같은 개념에 어울리는 말이라 생각했다. 비록 약하고 무르게 태어났을망정 이십년 가까이 다양한 무공에 매진했고, 그 중 태권도가 십.년이 넘었으니 내 몸은 내게서 가장 가까워 잘 안다는 오만과 아집이었다.



올해 초부터 오른고관절이 슬슬 말썽을 부렸다. 그동안 여러 무공을 하며 다치고 갉힌, 무릎과 발목은 내가 알고, 겪어온 부위이므로 비 올때마다 울리고 무거운 고통은 평생.지고갈 생각이었다. 그런데.오른고관절의 찌르는듯한, 찢기는듯한 고통은, 질감도 무게도 방향도 낯설었고 무척 성가셨다. 나의 태권도에 있어 오른발은 앞에 잇건 뒤에 있건 상관없이 날리고 날려야 하는.무기인데, 발차기는커녕 걸을때도 가끔 고관절이 뜨끔거렸다. 그래서 병원에서.비싼 주사도 맞고 소염제도 먹었다는 이야긴 몇 번 한 바 있다. 아내와 너는 번갈아가며 꾸짖었고, 사범님도 제수씨한테 미안할 일 만들지말라며 쉬기를 권하셨지만, 출근과 육아를 반복하는 내 일상에는 태권도는 공부와 더불어, 유이한 다른 세상이었다. 태권도를 하지 않는 날, 나는 마음을 앓았다. 묵혀둔 답답함을 풀기 어려웠다. 그냥 흘려버린 시간도 아쉬웠다. 나는 다른 사제사매들을 봐서라도 끊임없이 연습해야 했다.



그래서 요즘 유튜브를 보며 몸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도 어느 정도 그런 기질이 남아 있지만, 젊은 시절 나는 무공 이외의 다른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권투를 한다고 하면 주먹질만 하루종일 하는 식이었다. 줄넘기나 근력, 유연성 훈련 등은 딱 필요한만큼만 했다. 책도 읽어야하고 학교도 가야하고 업장도 운영해야하던 시절이었다. 그때의 나는 무조건 기술 훈련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몸이 기술을 버텨내건 말건 무작위로 치고받았다. 자세가 좀 나빠도 상대가 쓰러지면 일단 좋은 기술이라는 식이었다. 나이들고, 특히 태권도를 하면서 훈련 체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몸을 보완하는 신체 기능 훈련을 늘려갔으나 기술 훈련은 여전히 우위에 있었다. 그러면서 내 몸은 자꾸 피해가 쌓이고, 회복이 더뎌지며 무너지고 있었던게다.



하여 살펴보니, 나는 양반다리(요즘 어린이집에서는 나비다리라고 하더라! 계급철폐? ㅋㅋ)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삐뚜릉히 앉았고, 양발바닥을 가랑이 앞에 모아앉았을때 오른 고관절이 뜨끔거리며 오른무릎이 왼무릎보다 훨씬 높았으며, 오른다리와 왼다리, 나아가 오른허리와 왼허리에도 유연성 차이가 많이 났다. 예를 들어 한쪽 다리를 펴고, 반대쪽 다리를 오므려 양손을 앞발에 뻗었을때 오른다리 쪽은 문제없이 양손이 닿지만, 왼다리 쪽은 오른허리가 시큰거리면서 오른손이 왼발끝에 닿지 않았다. 다리찢기를 해도.오른골반이 저리는 기분이었고, 발차기의 높낮이도 좌우.발에 따라 불균형이 심했는데, 내 몸 살펴볼 생각도 않고.무조건 치고 차고, 틀의 동작만 만들려 애쓰는 동안, 몸이 이렇게 무너져있었다.



며칠간 유튜브에서 나와 비슷한 증상을 찾았고, 고관절과 허리에 좋다는 유연성 훈련을, 본 훈련 앞뒤로 꾸준히 했다. 일단 첫.날부터 고관절이 덜 아픈 대신 왼엉덩이가.아파 놀라긴 했지만, 오늘은 몸살기도 많이 가시고, 몸도 많이 좋아져서 또 도복이 무겁도록.땀을 흘릴 수.있었다. 젊은 시절, 본 연습을 덜하더라도 전후 스트렛칭을 꼭 꼼꼼히 해줘야한다는 가르침을 나는 귓등으로 흘렸었다. 언제 스트렛칭 다 하고 연습할까 싶기도 했고, 어차피 연습으로 땀 빼고 나면 몸이 부드러워지는데 무슨 상관일까 싶었는데, 이십년 가까이 지나서야 내 스스로 몸이 조금씩 아프기 시작하니 후회가 된다.



내가 쇠약해지는 것과 별개로 딸은 더 크고, 단단해지고, 야무지게 자란다. 벌써부터 외가갈 생각에 이번 주 내내 들뜬 딸은, 어린이집.가는 길에, 아빠, 우리 퀴즈 내기 할까? 하면서 이 소리는 누구일까요? 하며, 멍멍, 야옹야옹, 삐약삐약 흉내를 내어서 맞히면 딩동댕! 하고 틀리면 땡! 하는 기세가 제법.틀이 잡혔다. 하도 귀여워서 장단 맞추는 중에, 갑자기 우우우.하기에 그건 뭐여? 했더니 이것도 몰라? 이건 코끼리야, 코끼리! 하며 양팔을 꼬아 긴 코를 만들길래 거리에서 크게 웃었다. 아, 사랑하는 내 딸. 널 위해서라도 안 다치고 오래 무병장수 해야하는데ㅜ



ㅡ 오늘의 훈련

유연성

보 맞서기 30개

2단, 3단 틀 완

헤비백치기 2회전

체력단련 5종 모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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