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ITF 802일차 ㅡ 세월은 쌓이고.

by Aner병문

어제 퇴근길에 무심코 일기를 들여다보다가 훈련일지 중간부터 날짜 계산이 잘못된걸 뒤늦게 알았다. 며칠 정도 차이야 있겠으나 6년전 서른살 5월에 입문하여 집이나 산에서 홀로 훈련한 시간들은 빼고, 오로지 순수히 도장에서 지도받으며 훈련한 날짜만을 집계한 결과다. 6년 도장에 몸을 담으며 지도받은 날짜가 겨우 2년 남짓하다니 빈곤한 기록이다. 명절이며 주말을 뺀다 쳐도 나는 총각 시절 늘 시간을 채워가며 땀을 흘렸지만, 시간만큼 실력은 솔직하게 앙상하여 가릴 수 없었다. 잠까지 줄여가며 열심히 산다한들 이처럼 창시자님 말씀마냥 태권일신 하기가 참으로 쉽지 아니하다.



오늘은 유독 피곤하여서 빈 도장에 염치불구하고 폼롤러를 베고 삼십여분 누웠다. 온몸이 쑤시고 노골노골하다가 번뜩 정신이 들어 일어났다. 그새 유튜브 앱이 나처럼 퍼져서 실행되지 않는다고 야단들이었다. 내가 땀을 흘리며 몸의 활력이 다시 끌어올렸을 때 유튜브도 다시 되었다. 허리와 무릎을 조금이나마 넣고 찰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나는 벌써 6년차이며 날짜로도 천 일을 채워가는데 아직도 발차기의 기초조차 이토록 부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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