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1502일차 ㅡ 어쩌다보니 재활처럼 되고 있다.
어제, 즉 2월 8일은 사범님 아들 진우 군의 돌잔치가 있는 날이었다. 장난삼아 나는 스톤 페스티벌 간다고 얘기하고 다녔다. 워낙에 누나 언니 노릇 하기 좋아하는 소은이도 일찍부터 ‘아빠, 우리 진우 생일 축하해주러가? 진우는 몇살이야? 한살? 한살이면 뻥튀기 먹을 수 있을까? 게임은 할수 있을까? 누나가 재밌는거 많이 알려주고 싶은데!’ 하면서 기대가 컸고, 나야 뭐, 이럴떄 아니면 언제 모처럼 명분 있게 술 먹을 수 있겠냐 싶어 좋았다. 펠리페 사범님과 까를라도 온다고 했고, 자주 못보는 저녁반 사형제 사자매들하며, 열혈 부사범님도 볼테고, 여하튼 기대가 컸다. 돌잔치는 재밌었고, 음식도 풍성했으며, 모처럼 짧고 굵게 마시며 놀았다. 소은이는 당연히 한 살인 진우 군과는 재미있게 놀지 못했지만, 대신 서산 사범님의 아들 일우 군과 재미있게 놀았다. 짧고 굵게 후다닥 마셔 어지간히 알딸딸해진 나도 ‘소은아, 서산 오빠하고 뭐더고 놀았는가? 태권도 얘기 했는가?’ 하자 소은이는 ‘아아니, 오빠랑 전화기로 게임하고 색칠하고 놀았어!’ 했다. 명장 밑에 약졸 없다고, 실력이 출중하신 서산 사범님의 아들 일우 군은, 아직 초등학생인데 벌써 초단 마지막 틀인 계백 틀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이제 막 검은 띠를 받은지 얼마 안된 칠레의 까를라 역시 계백 틀은 사범님께 한국에서 직접 배우고 싶다고 남겨둔 틀이기도 하다. 여하튼 예나 지금이나 실력이 좋진 못해도, 그래도 많은 분들이 안부를 전해주셔서 고마웠다. 멀리서 울산 가라테 한 사범님도, 전임 부사범이자 산본으로 독립한 산본 사범님도 와주시었다. 아내는 내가 적당히 놀고 빨리 자리를 떠줘서 다행이라고 칭찬해주었다.
어지간히 술이 깨어 아침에 일어나니 다시 손이 왕왕 울렸다. 아직은 날이 그렇게 풀리지 않은 아침이었다. 어머니 심부름을 하느라 공복으로 여기저기 뛰다가 겨우 시간 맞춰 도장에 갔다. 까를라와 펠리페 사범님이 먼저 와 있었다. 내가 물어보니, 칠레에는 돌잔치도 없고, 뷔페도 케이크나 좀 있지, 음식을 잔뜩 갖춰놓고 먹는 식당은 없다고 했으며, 초밥이나 회도 거의 먹지 않고, 육고기를 주로 먹는다고했다. 특히 한국 음식이 외국인들에게는 전체적으로 매워서 두 젊은 남녀는 늘 먹는게 어려운 모양이었다. 나더러 ‘spicy' 를 한국어로 뭐라고 하냐길래 ’맵다‘ 라고 말해주었다. 그래도 한류 떄문에 한국식 삼겹살이 칠레에서 인기라고 햇다. 덕분에 우리가 한때 수입해온 칠레산 돼지고기도 이제 그 나라에서 많이 소비되느라, 우리 나라에 수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가비에게도 들은적이 있다. 어제 돌잔치 사회보시는 분이 ‘여기서 제일 멀리서 오신 분! 선물 드립니다, 손 드세요!‘ 해서 내가 영문 모르는 펠리페 사범님과 까를라에게 ’프롬 칠레! 히어!‘ 하면서, ‘가장 멀리 온 사람 선물준대,얼른 나가!’귀띔해줘서 선물 받게 해주기도 햇다. 도장에 있다보니, 내가 감히 교분을 갖지 못할 당대의 고수들과 인사를 할수있게 되어 그도 좋지만, 또한 아직 서양에 한번 나가보지 못한 내가 중앙도장에 있어서 많은 외국인 고수들과 즐겁게 이야기 나누기도 한다. 젊고 뛰어난 저녁반의 열혈 부사범님이 많이 격려해줘서 다행이었다. 밥 잘하는 유진이도 제 신랑감과 함께 왔었다. 나는 좋은 추억을 새기면서, 양 손의 고통을 참았고, 까를라에게 계백 틀을 다시 되짚어주는 일 이외에는 기본 기술과 발차기를 번갈아 가며 연습하며 한 시간을 보냈다.
ㅡ 오늘의 훈련
유연성
기본기 및 발차기 연습 반복
까를라와 계백 틀 연습
유연성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