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판의 붉은 한 에 맞서는 나라이자, 역발산 기개세의 항우의 고향이기도 했던 초나라는 본디 뛰어난 제철기술을 바탕으로 군사력이 우세했던 것 이외에는 문화 등이 떨어져 주나라를 비롯한 당대 제후국들의 등한시를 받았다. 그러나 훗날 제나라 못지 않은 강대한 패자로 성장하니만큼 훌륭한 선비도 많이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그 유명한 굴원이다. 초 회왕 때의 재상으로 선정을 펼치고자 했으나 소인배들의 모함으로 벼슬을 잃고 귀양까지 가게 되었다. 한 어부가 말하기를, 나으리, 세상 모두가 장님처럼 눈을 감고 사는데 나으리도 그만 눈을 질끈 감고 사시지요, 넌지시 권했다 하는데 굴원은 이소가 라는 노래로 결단코 그리 살 수 없음을 결연히 외치며 멱라강에 몸을 던졌다. 마지막까지 대장부의 지조와 절개를 지켰던 충신의 몸이 고깃밥이 될까 싶었던 어부들은 화려한 용선을 밤낮으로 띄우고 미끼를 던져 고기들을 흩어냈는데 그 전통이 아직까지 전해지고 있단다. 훗날 우리 나라 연산군 시절의 남계 표연말 역시 굴원의 이야기를 빗대어 겨우 폭군으로부터 목숨을 건졌다. 연산군의 수많은 광행 중에서도 으뜸은 성균관을 밀어버리고(!) 사백리 규모의 사냥터와 낚시터를 만든 일인데, 이를 꼬집고자 김종직의 수제자이기도 했던 표연말은 바로 그 연못에 몸을 던져 1인시위를 벌였다. 당대 제일 선비의 수제자이다보니 안 구해줄수도 없어 건져놓긴 했으나 제 할미에게도 박치기를 먹여 돌아가시게 한(실록에도 실린 정사다...) 미친 놈이다보니 배알은 꼴렸을 터, 그 연유를 물으니 표연말의 대답이 걸작이다. 굴원을 만나러 갔습니다. 시대에 희생되어 투신자살한 고대의 충신을 봤다니 연산군의 마음이 편할리 없다. 그래, 굴원이 뭐라 하더냐? 자기야 못난 임금을 만나 죽었지만 저더러는 어진 임금을 만났는데, 왜 여기 오냐고 돌려보내더이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진중권 선생마냥 돌려까기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겠으나 명분이 없어 천하의 연산군도 웃으며 돌려보낼수밖에 없다 했다.
그러므로 우리가 책을 읽고 무공을 연습하는 이유는, 누군가 알아주거나 출세를 하고자 함이 아니다.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의 생각으로 살아내고, 그 뜻을 지키기 위해서다. 말은 이만 줄이지만, 오늘도 1시간 걷고, 2시간 훈련하고, 1시간 책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