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연휴때 본 때 영화 ㅡ 검객 감평

by Aner병문

감독 최재훈(비의 랩소디?!), 주연 그냥 장혁... 검객, 한국, 2020.


그 동안 소설이나 영화처럼 긴 서사를 지닌 무엇 하나 진득히 잘 보질 못하여 모처럼 아이 일찍 잘 때 봤다. 어차피 액션영화일테니 서사도 어렵지 않고 가벼우리란 생각에서였다. 물론 지나치리만큼 정답이었다. 서사가 가볍다 못해 얄팍했으며 인물들은 하나같이 판에 박힌데다 대사도 통속적이고 대사 억양이며 높낮이까지 일정해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다만 무협영화로서 액션 장면에 대해서만 말하겠다.


나는 검을 포함해서 병장기를 다뤄본 적이 없고, 다만 대한검도나 해동검도의 세미나만 몇 번 참석해봤을뿐이다. 흔히 경찰봉으로도 쓰는, 이른바 톤파ㅡ고류 가라테의 구곤을 배워보고픈 마음은 있다. 여하튼 검을 잘 쓰기 위한 자세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영화에서 어전시위 출신의 태율 역을 맡은 장혁의 서기는 몹시 인상깊었다. 오랫동안 절권도와 권투를 해온 액션배우답게 그의 중심은 번잡스럽지 않고, 안정적으로 낮다.



검술의 서기를 알지 못하므로, 태권도식으로 말하자면, 그는 기본적으로 상대와 대치할때 ㄴ자 서기 자세로 뒤에 무게를 실어 상대의 공격을 받아넘길 준비를 하고, 상대와 일대일 대치할 때는 앉는 서기 자세로 확실하게 몰아치며, 여러 명을 베어넘길 때는 걷는 서기 자세로 중심을 앞으로 두어 지나간다. 검이란게 살짝 휘두르기만 해도 베어지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여하튼 검을 빼기 전 칼집째로 사람을 후려넘길 때의 타격을 보면 태율, 아니, 장혁은 언제나 상황에 맞는 서기로 상대를 공격한다. 공격 시에는 일본 고류 유술의 손칼내려치기처럼, 평행사변형을 그리듯 앞 중심만 내렸다 빠르게 다시 돌아와 방어자세를 취한다. 그러므로 검술도 권투와 마찬가지로, 화려한 스텝에 주먹만 살짝 싣듯이, 칼날만 그 위에 얹는 것인가보다. 아닌게 아니라 견자단 극단이 심혈을 기울였다는 실사판 바람의 검심을 연상케하는 장면들은 몹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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