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그러므로 묵자가 말하기를,

by Aner병문

본디 기술자와 상인들의 수호자이며 스스로 무기와 전략을 고안하여 제자들과 직접 침략전쟁을 막고자 애썼던 협객인만큼 그의 비유는 담백하며 주장은 직설적이고 논리는 적확하여 어렵지 아니하다. 옷을 짓거나 돼지를 잡을 때는 나라 제일의 기술자를 가려뽑으나 벼슬을 내리거나 나랏일을 맡길때에는 지인의 자식이나 용모가 뛰어난 이들을 우선하니 왕공대인들이 참으로 작은 일에는 밝으나 큰일에는 어둡다고 꼬집었다. 세상 사람들을 모두 내 가족처럼 사랑하면 천하가 평안하리라는 주장에 대해 뭇 선비들이 그 것은 태산을 옆구리에 끼고 장강을 뛰어 건너려는 짓과 같다며 비웃었으나, 묵자는 태산을 지고 강을 건너려면 필시 힘이 세고 날래야겠으나 이웃을 사랑하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며 단번에 부정하였다. 이러한 그가 생각한 왕에 대한 정의 또한 멋들어진다. 왕이란, 세상이 모두 부덕하다면 저 혼자 죄를 받아야겠으나 반면 자신의 죄는 세상에 책임지우지 않는 이를 말한다 하였다. 그의 사상은 비록 묵가라 불리나 확실히 유가와 닮은 구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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