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에 대하여 감평
해리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개소리에 대하여, 필로소픽, 2016.
아이가 낮잠자던 어느 주말에 우리 부부도 차양 쳐놓은 거실 바닥에 TV 틀어놓고 까막까막 졸다가 문득 책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보았다. 아주 얇은 책이지만, 소개하시는 석학께서도 아주 어렵다 했고, 아내도 프로그램 자체는 재미있게 보았으나 내용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책 마이 읽는 여보야가 읽고 소개 좀 해주이소. 아, 예, 어명 받잡아 뫼시겠나이다…
과학의 면면이 일상을 투과하여 이그노벨 상을 만들고, 막싸움질을 거르고 다듬어 무공으로 전수하며, 모든 철학이 삶에 풍성한 의미를 가져다준다면, 마땅히 인문학적 탐구로도 개소리를 정의할 수 있어야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옵스포드 백과사전이나 철학용어사전으로부터 개소리Bullshit의 정의를 찾으려 하지만, 거짓, 협잡, 비속어 등의 단어부터 심지어 온갖 쌍욕까지 그 역사와 용례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음에도 정작 개소리가 무엇인지, 개소리가 어찌 쓰이는지는 나와 있지 않는다는 사실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이미 정의된 거짓, 협잡, 비속어 등과 개소리가 어찌 다른지 구별해가며 개소리의 정의와 범위를 정리하는 호르크하이머식 대별법을 쓴다. 기껏해야 개소리 하나를 구별하기 위해 유서깊은 연구방법과 참고문헌을 인용하는 이 모습에 마치 상아젓가락으로 컵라면 먹는듯한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하나 더, 저자는 거짓말을 하려면 진실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한다고 했다. 진실을 알고 있는자만이 의도적으로 그를 회피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저자가 비록 얇지만 매 문장마다 어려운 수사학과 논리를 중첩시켜가며 개소리에 대한 책을 쓴 이유는, 개소리가 필요없는 삶을 만들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 멍멍. 이게 웬 써프라이즈식 마무리 ㅋ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