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ITF 890일차 ㅡ 자꾸만 사제들은 늘고

by Aner병문

사범님의 내제자라고도 할 수 있는 혜성이에게 다리 드는 법을 다시 배웠다. 내가 서른살 흰 띠로 입문했을 때, 눈물많고 수줍은 초등학생 소년 사형은 어느덧 늠름한 이팔청춘으로 자라 그 어려운 고당 틀까지 척척 해내게 되었다. 천하제일무술대회에서도 고당 틀을 선보인 승효 부사범님이 혜성이 틀을 보고 칭찬했다는 말을 전하자 그 역시 기쁜듯 씨익 웃었다. 일이 힘들건, 도장을 못나가건, 술을 마시건 나 역시 젊은 사형 혜성이가 귀띔해준대로 돌려차기와 옆차찌르기 버티기 자세를 연습할때가 되었다. 내 어줍잖은 훈련일지가 곧 900일을 앞두고, 천일로 가게 되듯 새로운 검은 띠 사제들이 생기고, 허리 역할을 할 색깔 띠 사제들도 속속 승급하고.있다. 그러므로 사범님은 오래 전부터 말씀하셨다. 선배로부터 신임을, 동료로부터 신용을, 후배로부터 존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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