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by Aner병문

곽재식,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북트리거, 2021,.


곽재식 선생은 이미 오래 전에 알았다. 당시 잠시 알던 모 선생과 같이, 한국문학계의 젊은 선두주자였다. 다양한 학문에 능통하다는 점도 그의 매력이라, 나는 선생의 글을 깊이 읽었었다.


아내는 산이 직업인 사람이라, 때때로 아이와 산책을 나갈때 떨어진 이파리나 열매 하나로도 능히 유추할 자연의 이치들을 말해주곤 했다. 그것은, 부족하나마 내가 뉜가에게 말하는 유학의 성선이나, 단순히 서고 걷고 찌르는 태권도의 기초와도 같았고, 곽재식 선생의 글도 이와 다르지 않아서, 군집 생활을 하는 인간의 곁에서, 그보다 오래된 생명체들이 어떻게 적응하는지 조곤조곤 설명해주셨다.



요컨대 중요한건 적응이다. 서로 다른 개체가 어떻게 맞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지, 수 세대의 고민이 유전자에 깊이 농축되어 있다. 방식은 달라도 이를 역사라 부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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