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몸이 아프다.
간밤에 내린 비가 한낮까지 이어져 그냥 늘어진채 시간만 버렸다. 난생 처음 보는 사내와 작당하여 저들끼리는 하하호호 하면서도 제 배아파 낳은 네살배기 딸은 겨울밤거리에 갖다버리는 어미가 있고, 저 싫다고 아무리 말해도 부끄러운 줄 모른채 인터넷에 제 얼굴 다 드러내고, 여인을 쫓아다니는 수컷들도 몇이나 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도 축이 있어서, 계절은 때늦게도 바뀌며 비오는 밤에도 사랑은 이뤄지고, 인연은 맺어진다. 비가 오는 날 술을 마시지 않으면, 내 몸의 이음매들은 한없이 삐걱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