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898일차 - 선생님 덕분에 오전반 조촐한 송년회.
나는 결련택견으로 어줍잖은 무공을 시작했는데, 그 때 늘 읽고 듣던 말씀이 있다. 결련택견을 계승하셨던 송덕기 어르신께서는, 별다른 가족과의 인연없이 당시 대학생이었던 젊은 도기현 회장님께서 그 분의 식사 등을 돌봐드리곤 했는데, 의리가 있으셨던 어르신께서는, 비슷한 처지로 외롭게 늙어가는 노인들을 그냥 두고 혼자 식사를 하실수가 없어, 늘 월식으로 밥을 대던 식당에서는, 몇몇 대학생들의 용돈만으로는 벅찬 비용이 나왔고, 그래서 회장님이 늘 대표로 볼멘소리를 하면 '야, 이 의리없는 놈아, 그러면 같이 노인정에 있는 벗들이 다 쫄쫄 굶는데, 나 혼자 쓱 나가서 식사하고 또 쓱 들어오란 말이냐?' 하면서 역정을 내셨다고 한다. 그도 틀린 말씀은 아닌지라, '아니 그럼 차라리 식사만 하시지, 약주는 또 왜 하셨어요?' 라고 말을 덧붙이시면, '이 쪼잔한 녀석아, 밥 한 끼 먹으면서 반주 정도 할 수도 있는거지, 그리고 난 술 없인 운동 못해!' 하시며 딱 말을 자르셨다고 한다. 감투바위에서 평생 택견과 국궁을 전수하셨던 명인, 젊었을 때는 두발당상으로 대한문을 넘었다는 헛소문이 퍼지고, 본인 스스로도 '대한문이 얼마나 높은데 어떤 미친 놈이 거길 힘들게 뛰어서 넘는단 말이냐, 그냥 걸어서 지나가지.' 라고 웃으셨으나, 또한 자부심은 있으셨던지, 솟구쳐곁차기로 절의 풍경 정도는 능히 걷어차셨다는 명인. 내 비록 젊었을 적 과오가 많아 택견을 비롯하여 다른 무공의 인연을 오래 두지 못하고, 그나마 사범님이 거둬주셔서 태권도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여하튼 술 없이는 운동 못한다는 명인의 말씀만큼은 이상하게 지금도 오래 가슴에 남는다. 아, 결코 오늘 미스터 문, 한재동생과 함께 커례 선생님과 아들 같고 손자 같은 수련자들과 얼치기 부사범이 이뻐서 밥과 술 사주셔서 드리는 말씀 아닙니다..ㅋㅋ 생각지도 못하게 호강했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