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번외편 - 크게 휘두르며?!
탈레스의 고사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인간과 동물 사이 눈에 띄는 차이 중 하나가 이족보행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두 발로 걷는 동물은 무엇보다 손이 자유롭고, 네발짐승보다 속도는 처져도 오래 걸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대 인류는 도구를 만들어내는 능력과 빠른 적응력, 끈기 있는 이동력을 발휘하여 서서히 벌어지기 시작하는 대륙을 누볐고 급기야 불과 석기로 다른 야수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최후의 터줏대감, 공룡이 불명의 원인으로 멸종하며 인류는 마침내 지구의 주인으로 군림하여 지금까지도 그 왕좌를 굳게 지키고 있다. 그러므로 인류 최초의 타격기가 두 손을 굳게 쥔 권투라는 점은 올림픽의 역사로부터 잘 드러나고, 인간은 아주 오랫동안 서고 걷고 뛰면서 (네발짐승에 비하면)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는 몸의 균형을 지켜오고 있다. 여담으로, 사실 이족보행은 척추와 골반에는 아주 많은 무리가 가는 생활 방식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중국식 양생체조에는, 오행권(五行拳)에서 따온 호보(虎步)니 웅보(熊步)니 해서 네 발로 기면서 사지와 단전(서양의 코어 근육에 빗대어도 크게 무리는 없을 터이다.) 의 힘을 기르는 단련법이 있다. 나는 초단 시절에 이 호보와 웅보로 도장을 한 번씩 돌다가, 사범님의 권유로 일명 '허벅지 불태우는 걸레질' 이라는 것을 해보았는데, 그건 다름 아닌, 역시 비슷하게 기는 자세로 도장 바닥 전체를 물걸레로 밀어가며 청소하는 것! 이거 진짜 한 번 하고 나면 온 몸에 힘이 축 빠지고, 특히 허벅지는 완전히 터질듯이 된다. 게다가 도장도 깨끗해지고....
백일 전에 조용했던 아이는 백일을 넘기며 오히려 거꾸로 소란스러워 진다더니만, 우리 아이가 조금씩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째 요즘엔 밤에도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으앙으앙 울면서 한두 번씩 깬다. 아내는 혹시 침대가 작아서 그런게 아니냐며 처음 살 때 큰 걸 샀어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하기사 벌써 목도 가누고 뒤집기도 예사로 하는 백일 아기에게 신생아 시절 침대는 너무 작았을지도 모른다. 요즘에는 뱅뱅 몸을 돌리면서 자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침대 가장자리에서 손발을 부딪히며 뒤척이는 모습도 종종 보았다.
여하튼 가족이 조금이라도 더 숙면하고자, 아내와 나는 조금이라도 더 감량하기 위해 해가 식으면 하루 2시간씩 걷게 된지 벌써 3주가 넘었다. 그 동안 훈련을 거의 쉬었더니 이렇게 걷기만 해도 제법 운동이 된다. 게다가 유모차가 답답한 아이가 바동거리기라도 하면 아기띠를 죄어 안아올려야 하는데, 배 아래로 무게가 축 처지는 것이 꼭 모래주머니 달고 걷는 마냥 제법 땀이 흥건하다. 여하튼 걷는 운동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도 없거니와 기술 수련과 더불어 하체의 근력은 반듯 필요한 것이라, 한 발 한 발 천근추를 연마하듯이 열심히 걷고, 또 무뎌져가는 기술 수련도 나름대로 잘 하고 있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