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번외편 - 요즘의 훈련은
보통 월요일이 시작되면 언제 또 이 한 주가 가나, 그 하루는 참 길고 지루한데, 월요일만 지나고 나면 그렇게 한 주가 녹듯이 정신없을 수가 없다. 원래도 크게 잔재미가 없는 삶이었으나 결혼하고 나서는, 더더욱 내가 예상하는 반경에서 벗어나지 않는 삶을 살아왔는데, 회사 출근하는 시간이 자주 바뀌므로, 무엇이 먼저냐 정도를 제외하면, 결국 회사-도장-육아 를 마친 뒤 시간이 남으면 술 혹은 독서, 영화 보기 등을 하는 것이 전부다. 육아에는 물론 처자식과 함께 하는 모든 일상의 포함이다.
태권도는 아직까지는 내가 오롯이 혼자 해야할 일상 중 하나다. 정히 태권도가 싫으면, 함께 '인턴' 을 보면서 로버트 드 니로가 (왕년의 성난 황소가 그토록 인자한 호호 할아버지가 되시다니!) 여유롭게 하던 태극권을 해도 좋고, 집 바로 앞에 권투 체육관이 새로 하나 생겼기에 내가 한두 시간씩 소은이 봐줄테니 주 3일만 샌드백 치는 것도 좋고, 아니면 코로나 슬슬 풀린 지금 수영장이라도 다시 얼른 다니라고 권해도, 아내는 사람끼리 치고받는 운동은 뭐든 싫고, 다시금 코로나도 유행할 것 같아 겁이 나서 그냥 가족끼리 걸어다니는게 좋다고 그 큰 키로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그러므로 나는 주 이틀 하루 네 시간 정도 짬짬이 훈련하면서, 사형제 사자매들을 아는만큼 봐드리고, 그 외의 시간은 가능한한 어데서든 훈련량을 채우고자 노력한다. 날이 맑고 시간이 있으면, 항상 옥상도장에서 도복을 입고 맨발로 훈련하고, 비가 오면 아이를 보면서 1보 맞서기나, 주먹만 쓰는 훈련이라도 거르지 않으려고 애쓴다. 일격필살 이타불요의 신창 이서문도 감옥에서 손발에 차꼬를 찬 채 훈련을 했고, 저 P4P 굴지의 이노우에 나오야 역시 아버지의 지도로 늘상 집에서 연습했다고 하니, 하물며 나 같은 아마추어 아저씨일까.
그래도 꾸준히 하여 어느틈에 3보, 2보, 1보 맞서기를 다 외웠다. 태권도는 더 이상 내게, 필요 이상의 강함을 선사하는 무엇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1주일에 이틀, 도장에서 어느틈에 벌써 색깔띠를 매고 맞서기에서 나를 밀어내기 시작하는 젊은 사제 사매들이 부럽고 반갑다. 보 맞서기를 능숙하게 잘 외우고, 틀은 벌써 내가 넘볼 수도 없이 깨끗하게 해내는 그 날랜 몸과 감각이 부럽다. 온 몸의 연골이 찢어지고 닳고 없어져 비오는 날마다 온 몸이 쑤시고 눌리는 이 몸이 건강했다면, 좀 더 잘했을까? 알 수 없다. 나는 내 얕은 지식처럼 몸도 너무 함부로 썼다. 남은 삶 또한 조심히 아껴쓰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