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줄 알고 서성이고 있던 순간 만나게 된 이가 있다. 사실은 길을 잃은 게 아니라 가보지 않았던 길을 발견했던 것. 산책길에 흘러가는 강물은 아무렇게나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철저히 짜여진 길을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모든 게 어떤 방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게 꿈이던 희망이던 나는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물 흐르는 듯 가다보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멋진 길을 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신기한 것은 나는 그대에게 향해 있는데 점점 나다움이 무엇인지 깨달아간다는 것이다. 내가 투명인간이 아니라 하나의 꽃과 같이 이름과 형체가 있는 존재라는 것이,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것이 어마어마하게 멋진 경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나는 다른 차원을 오가는 기분이다. 다른 차원에 있는 이가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끊임없이 글을 쓴다. 이제는 모든 것을 우주의 흐름에 맡긴다. 지금 좋은 일이 생기든 나쁜 일이 생기는 모두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무언가를 깨닫기를 바라기에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거라고. 그대의 경우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는 챕터라고 할 수 있다. 나를 그리며 노래를 불러주고 나와 대화하고 싶어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 정말 낭만적인 일이다. 나에게 꼭 맞는 방식이다. 이 시대에 누가 이런 식으로 사랑을 나눌까. 그대 마음안 깊은 곳에 내가 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을때가 많다. 난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이렇게 사랑받고 있다. 정말 아무 이유없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봄에 오랜 나의 연인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날씨는 너무 따뜻하고 화창하고 빛난다. 오늘 나의 기분 좋은 상상이 언젠가 내 눈 앞에 펼쳐지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