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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

by leaves

지난 해 샀던 꽃들이 모두 죽고 봄이 왔지만 다시 꽃을 사러 가지는 않았기에 아쉬움이 크다. 집 안에 꽃향기가 가득하다면 기분이 훨씬 좋을텐데. 어떻게 하면 식물을 잘 키울수 있는지 한동안 공부를 하기도 했는데 아직 많이 모자르나보다. 그래도 밖으로 꽃구경을 갈 일이 많아서 어느 정도 충족이 되었다. 전에는 따로 꽃구경을 가지는 않았는데 아줌마들과 어울리다보니 이런 기회가 생기는 것 같다. 젊은 시절보다 나이들어 꽃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어떻게 해도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은 나이에 여전히 미모를 뽐내는 꽃들이 부러워서 일까. 지난 번에 한겨울에 꽃을 주문했다가 모두 얼어버린 일이 있었다. 너무 추운 겨울에는 주문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답답한 한겨울 실내에 변화를 주고 싶어 한 일이었다. 다행히 언 꽃을 대신 새로운 꽃을 배달해 주셔서 다행이었다.

꽃을 보면 설레는 이유도 알고 싶다. 인간의 본능일까. 꽃이 피면 곧 열매를 맺고 그 열매를 먹고 지낼 수 있다는 생존본능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 아니면 그저 꽃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걸까.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산책을 가기도 어렵고 실내에 꽃이 없는게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요즘 긴축재정을 하고 있어서 따로 살 생각은 못하겠다. 언젠가 긴축재정이 풀리면 여유를 부려 볼 수도 있겠다.

집 앞을 나서면 라일락 향기가 반겨준다. 그 유명한 라일락이 집 앞에 있다니. 꽃향기를 맡으며 외출에 나서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향수와는 비교할 수 없게 은은하게 고혹적인 향기다. 꽃은 아무리 예찬을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날씨가 너무 덥고 오늘 비까지 내리니 이제 봄꽃이 모두 져버리지 않을까. 너무 뜨거운 태양은 산책을 힘들게 한다. 그럼 가을을 기다려야 하나? 나의 낙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집에서 글이나 쓰라는 이야기인가. ㅋ 그대와 수다나 떨어야 겠다. 귀에 피날지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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