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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벌의 옷

by leaves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냈는지. 나는 몸이 많이 회복되어 건강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오늘 성경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한벌의 옷과 지팡이 외에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하신 점이다. 먹을 것은 물론이고 여벌의 옷도 허락치 않으셨다. 처음엔 그 이유가 궁금했다. 먹을 것도 없이 어떻게 복음을 전할까. 그런데 그 이유가 나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것이 충분하다면 내가 하느님을 찾을 이유가 없어지는게 아닐까. 무언가 부족한 듯 하여 아침에 일어날때 그럼에도 하느님께서 모두 채워주시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하루를 생활한다면 모든 것이 축복처럼 여겨지지 않을까. 내가 부족하게 여겨지는 것을 마치 하느님이 마법을 부리듯 채워주시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놀라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나의 생존에서 사랑까지 나는 나의 신이 개입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 넓고 높은 뜻은 다 알지 못하지만 무언가 내게 깨달음을 주려 하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사랑이라는 가장 중요한 덕목을 알지 못하고 끝이 날까봐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신게 아닐지. 그렇다면 그것에 답은 있는 것인지. 그런데 나의 사랑은 왜 이리 어렵게 짜여져 있는지. 너무 고난이도라서 내가 잘 풀어가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솔직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과 스스로 깨달은 것을 정리해 보는 것이다. 왜 사랑을 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지.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 나 자신이 누구인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은지. 참 신기하다. 그리하여 결국 영혼이 성숙해 지는 것을 느끼고 좀 더 현명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랑은 마치 빵이나 밥처럼 양분이 되어 준다. 이것을 알지 못한다면 얼마나 허기진 삶을 살게 될 것인가. 사실 우리는 늘 허기기지지만 그게 이것때문이라는 것을 알기란 쉽지 않다. 내가 사랑을 주면 그만큼 사랑을 받는 나는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보다 더 멋진 일이 있을까.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이가 있어 나의 하루는 점점 더 아름다워진다. 좋은 일이 생기면 먼저 알려 주고 싶고 슬픈일이 있으면 위로 받고 싶다. 사랑 덕분에 슬픈 일은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미 난 내 인생에서 승리자가 된 기분이다. 그러니 나를 꺾기란 어려울 것이다. 사랑의 힘이 이렇게 강력하다는 것을 신은 내게 알려주려 하시나보다. 그래서 수많은 문학작품에는 위대한 사랑이야기가 많은가보다. 그들은 사랑의 힘을 믿고 있었나보다. 물론 극적으로 모든 사랑은 비극적이어야 더 인상적인 법이어서 비극적인 사랑이 더 많긴 하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왜 비극에 열광하는지. 운명이 이길지 내가 이길지 가늠해 보려는 걸까. 사랑의 비극은 어쩌면 영원하지 않다는데 있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을까. 한때의 아름다운 사랑은 그것을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우리가 왜 서로를 좋아하는지 왜 싫어하는지를 안다면 좀 더 답이 나오지 않을까.

여하튼 지금을 즐기자는게 나의 생각이다. 사실 나의 사랑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 것. 얼마나 더 흥미진진해 질지 궁금하다. 서로 마음이 잘 맞는다면 행복으로 가는 길이 될 수도. 사실 두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저 하루하루 그날의 일을 해 가다보면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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