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을 꺼내 그대에게 편지 쓰고 싶은 기분. 나는 그대가 원하는 대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서 난감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기다리는 것뿐. 언젠가 그대를 만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서. 근데 걱정이 있다. 사실 난 무척 게으르다는 것. 그렇게 현명하고 부지런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대가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든다. 그냥 다음 생에서 만나야 하나. ㅋ 만약 이번 생에서 만나지 못하면 정말 다음 생에서 또 만나게 될까. 무척 궁금하다. 전에도 말했듯 나는 우리 관계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오래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한 번의 스침으로 사랑에 빠질 수가 있을까. 그리고 연거푸 서로를 찾아낼 수 있을까. 분명 누군가 우리가 서로 만나기를 원했던게 아닐까. 근데 우리의 만남은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것처럼 얽기섥기 역여 있다. 이렇게도 생각해봤다가 저런 방법도 생각해봤다가 하지만 정말 그 답을 알아내기 어렵다. 아마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일지도 모르겠다.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움직이는... 한편으로는 지금 이대로가 좋고 변화가 두렵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그대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렇때 그대가 그건 네 일이고 한다면 난 시작할 수가 없다. 여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대라는게 새삼 놀라울 때가 있다. 그대처럼 멋진 사람이 나와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는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요즘 컨디션이 안좋아서 아무것도 못하다가 오늘이 되니 좀 회복이 된 것 같다. 그간 연락을 못해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