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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모양처

by leaves

요즘 들어 원래 나의 꿈이 현모양처였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몸이 아파 집안일을 잘 못하니 왜 이리 집이 엉망인 것 같은지. 가족들 식사도 겨우 차려 내니 마음이 편치 않다. 그나마 오늘은 많이 회복되어 산책도 다녀왔다. 비가 온 후라서 그런지 날씨가 가을처럼 선선했다. 오랜만에 걸으니 잘 걷는다는 것도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을 보는데 내 성격에 다리가 불편하면 얼마나 답답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몸관리를 정말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어려운 요리도 인터넷을 보고 해내고 과자나 빵을 만드는 것도 재밌었는데 어느새 흥미를 잃고 귀찮아졌다. 아이가 좋아하는 초콜렛 쿠키나 만들어 볼까. 아이는 아이돌 콘서트에 친구와 가겠다고 한다. 여자 아이돌인데 이름은 비밀이란다. ㅋ 벌써 아이돌 콘서트에 갈 나이가 되었는지.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다녀오면 또 다녀오고 싶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그러니까. 오늘은 내가 용돈을 주고 할아버지도 용돈을 주셨다. 아이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감추기가 힘든지 연신 미소를 짓고 있다. 원래 돈에 대한 개념이나 욕심이 없었는데 요즘에 학원 갔다가 근처 카페에 혼자 앉아 음료수를 마시고 왔다는 말에 폭소를 터트리고 말았다. 벌써 카페에 갈 나이가 된 건가. 어이가 없기도 했다. 나에게 있어 가장 재밌는 건 아이가 크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아기때 얼굴을 대입해 보며 여전히 아기 같은 아이를 보는게 그 어떤 것보다 즐겁다. 요즘엔 학업 스트레스때문에 힘들어 하는데 솔직히 뭐라 이야기를 하는게 좋을 지 모르겠다. 내가 걱정하는 것조차 아이에겐 부담이 되나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며 최대한 공부를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게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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