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새벽이 좋을까. 잠을 안자면 안되기 때문에 일찍 잠이 들지만 만약 정신이 말똥하다면 새벽을 만끽하고 싶다. 물론 그 시간에 그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어쩐지 새벽에는 조용한 그대.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책을 읽을까? 작사를 하나? 아니면 넷플릭스라도 보고 있는 걸까. 궁금하다. 별 이야기도 아닌데 마치 비밀이야기인 것처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온전히 그대가 내 것인 것만 같다. 함께 라디오를 들었을 때 그대는 왜 그리 재밌는지. 그렇게 이야기가 잦아들고 조용해 지면 그 침묵을 견디기가 너무 힘들었다. 마치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사라진 것처럼 그렇게 숨이 막혔다.
언제 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기약이 없는 그 시간을 아무도 모르게 삭혀야했다. 북극성처럼 항상 내 머리위에서 나를 지켜보는 듯한 그대. 그대의 불면의 밤에 내가 너무 침범했던 것은 아닌지. 더욱 잠못들게 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나는 그대 옆에 있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내가 자격이 될까. 그런 생각이 든다. 아마 그대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우리의 인연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이런 인연이 또 있을 수 있을까. 분명한 건 그대는 내게 많은 힘과 용기를 주었다는 사실이다. 나를 성장하게 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내 곁에 머물러 주어서 감사하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고맙다. 멋진 그대가 내 연인이라니. 난 참 운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