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산책은 성공. 아홉시에 출발해서 열시 집에 도착. 그래도 햇볕이 좀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공기는 아직 선선해서 바람이 불면 견딜만 했다. 어제 잠을 잘 잔 건지 아침에 몸이 가벼워서 바로 일어났다. 나는 아직도 내가 어떤때는 쉽게 일어나고 어떤때는 힘들게 일어나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내 몸인데 내 마음대로 안된다. 커피를 덜 먹어서 그런건지. 저녁을 가볍게 먹어서 그런건지. 여하튼 산책을 한 날은 칭찬받을만한 일을 한 것처럼 기분이 좋다. 나는 풀냄새를 맡아야 안정이 되는 사람인가보다. 오후에 성경모임을 하고 교보문고에 들를 려고 한다. 아이 문제집도 사고 나도 읽을만한 책을 찾아보려고 한다. 이번에 아이가 학교에서 시험을 봤는데 성적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이가 너무 기특하게 여겨졌다. 공부하는 걸 힘들어한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그 힘든 걸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셈이다. 공부라는게 즐겁지만은 않은데 왜 해야되냐고 물으면 사실 답할 말이 별로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그런데 그걸 위해 이렇게 지독하게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지. 숙제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 공부에 질리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도 숙제를 안해가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때로 새벽까지 공부하고 잠자리에 드는 아이가 측은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질 수는 없는 것인지. 아이는 장난반 진담반 자신을 학원에 보낸 엄마가 밉다고 말한다. 학원에 보낸 과목은 성적이 잘 나오니 나도 어쩔 수 없다는. 의사선생님은 다른게 아니라 공부를 싫어하게 될까봐 그게 걱정이라고 하신다. 나도 아이의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하겠다. 앞으로 더 어려워 질텐데 잘 버틸 수 있을지. 초보 엄마는 뭐가 맞는지 아직 헷갈리는 중이다.